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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용·세컨드카'…도심형 전기차가 뜬다

손의연 기자I 2022.04.04 16:51:29

적당한 크기와 성능, 가격 갖춘 전기차 등장
미니, 브랜드 첫 순수 전기차로 출퇴근용 수요 노려
볼트EV, 400km 넘는 주행거리로 가성비 높아
"고유가 등으로 경·소형 중심 전기차 활성화 전망"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도심형 전기차’로 활용성이 높은 모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기존엔 크기가 크고 주행거리가 긴 모델이 주로 주목을 받았다면, 이제는 크기가 작고 주행거리가 짧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실용적 모델이 관심을 끌고 있다.

MINI코리아,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 MINI일렉트릭.(사진=MINI코리아)
◇2000만 후반~3000만 초반대 가격에 구입 가능

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에 중소형 전기차 모델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MINI(미니)는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 모델인 ‘MINI 일렉트릭(MINI Electric)’을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미니 쿠퍼 S를 기반으로 제작해 3-도어 해치백의 정체성을 가진 모델이다.

MINI 브랜드 특유의 주행 감성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kg·m를 발휘하는 최신 동기식 전기모터를 탑재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60km까지 3.9초, 시속 100km까지 7.3초에 가속해 가솔린 미니 쿠퍼 S에 버금가는 성능을 발휘한다.

MINI 일렉트릭의 1회 충전 주행 거리는 159km로, 급속충전 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5분이 소요된다. 다소 짧은 주행거리지만 전기차를 도심에서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거나 세컨드카로 이용하려는 수요를 노렸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서울시 승용차가 1일 주행하는 거리는 평균 31.1km로 미니 일렉트릭을 출퇴근용으로 사용한다면 일주일 정도를 끌 수 있다.

MINI 일렉트릭은 2022년 예상 물량의 90%가량인 약 700대가 이미 예약이 완료된 상태다. MINI 일렉트릭의 가격은 클래식 트림이 4560만원, 일렉트릭 트림이 4990만원이다. 국고와 지방자치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지역에 따라 3000만원 중반대에서 4000만원 초반대 가격으로 구매 가능하다.

한국지엠은 소형 해치백인 쉐보레 볼트EV를 올해 2분기에 소비자에게 인도할 예정이다. 실용성과 가성비를 따지는 고객층을 잡기 위한 모델이다. 볼트EV의 가격은 단일 트림으로 프리미어(Premier)가 4130만원이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받으면 최대 2000만원대 후반에서 3000만원대 초반으로 구입할 수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장 414km다. 기존 모델보다 인테리어와 편의 기능 수준을 크게 높이면서 가격을 낮췄다는 게 한국지엠 측의 설명이다.

르노의 소형 전기차 조에는 유럽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은 모델이다. 2020년까지 유럽에서 누적 판매량 28만4791대를 기록했고 같은 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라는 타이틀도 가지고 있다. 1회 충전거리는 309km다. 도심 운전자에게 편리한 시스템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교통체증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B 모드’ 드라이빙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데 최적화됐다.

르노 관계자는 “일평균 40km 주행 시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유지비용 절감을 물론이고 다른 전기차 대비 구입 비용이 저렴하다”며 “안전성도 검증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내연기관보다 유지비 저렴·세제 혜택도”

해외에서도 실용성을 강조한 전기차 모델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 시장에선 경형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중국에서도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청년층의 사용패턴에 맞춘 우링 홍광 미니가 지난해 3~4월 전 승용차 판매에서 중국 내 2위를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업계는 최근 고유가 등 영향으로 전기차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보다 유지비가 저렴하고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시장이 형성되는 초기에는 프리미엄 전기차가 크게 주목받았지만,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경·소형차를 중심으로 한 보급형 전기차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에 경·소형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모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며 “디자인과 주행 성능, 가격 등 전기차를 둘러싼 완성차업계의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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