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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北김정은…‘건강이상설’ 왜 불거졌나(종합)

김미경 기자I 2020.04.21 17:15:40

태양절 참배 불참 2012년 집권한 이래 처음
‘위독설’에 진화 나선 정부 “특이동향 없다”
2014년도 위중설, 40일만에 모습 드러내기도
진위여부 두고봐야…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건 지난 15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생일(태양절)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현장에 불참하면서다. 김 위원장이 태양절 참배를 멈춘 건 2012년 집권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확산하고 있긴 하지만, 평소 철저한 방역을 강조하는 금수산태양궁전에 나오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를 끝으로 열흘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건강이상설 외에도 미사일 발사 사고설, 단순 방역설 등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와 미 CNN이 연달아 보도한 가운데 21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뉴시스).
◇CNN보도 뒤 ‘이상설’서 ‘위독설’로

이런 와중에 미국 CNN 보도는 김정은 위원장의 이상설을 위독설로 바꿔놓았다. 신변이상설이 확산한지 약 일주일여 만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CNN 방송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리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 데일리엔케이(NK)도 북한 최대 명절인 태양절(4월 15일·김일성 주석의 생일)에 김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을 들어 북한 내부 소식통을 통해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평안북도 묘향산 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의 전용병원인 향산 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특각에 머물러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진화하고 나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김 위원장은 현재 측근 인사들과 지방에 체류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건강 이상설을 뒷받침할 만한 특이 동향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통일부 당국자도 기자들과 만나 “공식적으로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2014년에도 장기간 잠수·심근경색 가족력

김정은 위원장이 공식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을 때마다 건강 이상설이 나오는 건 그의 가족력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모두 급성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특히 흡연·음주를 즐겼던 김 국방위원장은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질병을 달고 살았다.

심장병이 김씨 일가의 내력인 만큼,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도 심혈관 계통 질환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고 추정해왔다. 김 위원장은 가족력에다 고도비만, 흡연, 과로 등 심혈관 질환 위험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 ‘와병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년 9월 최고인민위원회 제13차 2차회의에 불참했을 때도 신변이상설이 확산한 바 있다. 그러다 김 위원장이 10월 13일께 지팡이를 짚고 40여일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신변이상설을 불식시켰다. 당시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발목에 생긴 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올들어 金공개활동 16차례…해프닝 끝날 수도

북한의 깜깜이 상황이 설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북 소식통은 “구체적인 확인은 되지 않지만 CNN 보도 등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신빙성이 낮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신상과 관련된 사항은 북한 내부 특급 기밀인 데다, (김정은의 건강이상을) 특별히 추정할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일부 소식통이 신속히 외부에 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상식적으로 의문이 있다. 김 위원장의 위독설이 해프닝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고 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군사 훈련 및 군부대 방문 8회,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등 경제정치 분야 6회, 사회문화 행사 참석 등 총 16회에 걸쳐 공개 활동에 나선 바 있어 신뢰성 있는 정보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김 위원장의 동선과 신변에 대한 정보는 북한 내에서도 철저한 비밀로 지켜지고 있는만큼 이상설 진위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평가도 나온다.

북한 고위급 탈북민 출신인 태구민(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 이후 지금까지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정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혹시 모를 급변사태에 대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사실이더라도 북한에서 급변사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이상이 발생하더라도 그의 여동생 김여정 부부장이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지도부가 체제유지에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어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北 김정은 건강이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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