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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초강세’ 에쓰오일, 1분기 영업익 1조원 돌파

박순엽 기자I 2022.04.27 16:28:30

영업익 1조3320억원…전년 동기 대비 111.7%↑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작년 영업익 절반 넘어
정제마진 강세·재고 관련 이익 등 정유 사업 호조
“연중 내내 정제마진 강세…실적 개선 이어질 것”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에쓰오일(S-OIL(010950))이 올해 1분기 본업인 정유 사업에서 힘을 받으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정제마진 강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등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에쓰오일은 연중 내내 정제마진이 강세를 띠리라고 보면서 실적 개선을 이어가리라고 전망했다.

단위=억원, 자료=에쓰오일
◇정제마진 급등에…정유 사업에서만 1조원 벌었다

에쓰오일은 올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조3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7% 증가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이는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실적 추정치 평균) 1조1946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지난해 벌어들인 전체 영업이익이 2조1409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 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한 분기 만에 벌어들인 셈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3.8% 늘어난 9조2870억원, 당기순이익은 152.6% 증가한 8708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판매 단가 상승으로 매출액이 늘었고, 국제 정제마진 강세와 같은 우호적인 시장 환경과 함께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올레핀 하류시설(ODC) 설비 완공에 따른 효과로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유 부문은 올 1분기 1조202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전 세계 석유제품 재고가 수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한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공급 부족이 더욱 심해지면서 아시아 지역 정제마진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1분기 배럴당 평균 -1.9달러에 머물던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올 1분기 4.1달러를 기록했다.

또 중국발(發) 수출의 감소, 역내 수입 수요 지속 등에 러시아산 제품·반제품 공급 차질이 겹치면서 경유 스프레드 역시 급등해 정유 부문에 힘을 보탰다. 가격이 오르기 전 싸게 사들인 원유로 석유제품을 가공해 비싸게 팔 수 있는 ‘래깅 효과’로 정유 부문에서 4500억원에 이르는 재고 관련 이익을 거둔 점도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쳤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에선 6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레핀 부문의 폴리프로필렌(PP)·산화프로필렌(PO) 스프레드가 원재료인 프로필렌 가격 상승 영향을 받았으며, 연초 신규 설비 증설과 중국 내 수요 악화 영향이 반영됐다는 게 에쓰오일 측 설명이다. 윤활기유 부문은 원재료 가격이 올랐으나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면서 19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에쓰오일(S-OIL)의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사진=에쓰오일)
◇“정제마진 강세 이어져”…‘그린 이니셔티브’도 추진

에쓰오일은 연중 내내 정제마진 강세 현상이 유지되리라고 보면서 2분기에도 긍정적인 실적이 이어지리라고 전망했다. 에쓰오일은 실적발표 직후 이어진 설명회 컨퍼런스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종료돼도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며 “러시아산(産) 공급 차질로 인한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국제 정제마진의 강세 요인으로 △경쟁력이 낮은 유럽 정유시설의 가동률 하락 △수년 내 최저인 글로벌 석유제품 재고 수준 △국경 개방에 따른 항공유 수요의 점진적 회복 △중국의 국가적 탄소 배출 저감·에너지 효율 개선 정책에 따른 중국 정유제품의 역내 수출 감소 추세 △탄소중립 기조 속 수요 대비 신규 설비 증가 부족 등을 꼽았다.

에쓰오일은 2분기 경유 스프레드 역시 지정학적 공급난이 지속하면서 강세를 유지하고, 휘발유 스프레드는 라마단과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영향으로 상승하리라고 보고 있다. 또 글로벌 정유사들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디젤 공급을 극대화하고자 나프타 등의 생산을 줄이면서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점진적으로 제품 마진이 회복할 것이란 게 에쓰오일의 전망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나프타 대비 휘발유의 경제성이 탁월하다는 판단 아래 나프타 생산 비율을 줄이고 가능한 휘발유 생산 비율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에쓰오일이 생산하는 윤활기유는 대부분 고부가가치 제품인 그룹 Ⅱ·Ⅲ이어서 윤활기유 생산을 줄이면서 다른 제품을 생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에쓰오일은 오는 2050년 탄소배출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그린 이니셔티브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에쓰오일은 2030년까지 배출량전망치(BAU) 대비 35%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샤힌 프로젝트를 추진해 2030년엔 석유화학사업 비중을 전체의 25%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수소 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 진출에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에쓰오일의 그린 이니셔티브 (사진=에쓰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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