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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물가 상승률 올해 3% 전망 커져…원유·곡물값 오른 탓
최근 물가와 대출 이자가 동시에 오르는 이중고에 김씨와 같은 서민들 고통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물가 상승 압력이 전방위로 확대되면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어설 수 있단 관측이 나오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최고 6%를 넘어 연내 7%까지 도달할 수 있단 예상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유가가 일시적으로 100달러를 넘길 수 있는 가운데 근원물가 상승 흐름도 가팔라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2.5%)보다 훨씬 높은 3% 수준을 나타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데 적어도 올 1분기까지는 3%대 물가가 이어질 수 있단 전망이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물가 상승률을 이달 초 2.6%로 냈었는데 유가 전망치를 반영한 뒤 2.9% 정도로 조정했다”면서 “수요 측 물가 상방 압력이 어느 정도 될지도 주목하고 있는데 예상보다 높으면 3%를 넘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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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를 끌어 올린 것은 국제유가와 곡물값 상승 영향이 크다. 국제유가는 4월물 브렌트유가 14일 기준 2014년 이후 최고인 배럴당 96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 공급 부족 등으로 올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단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15일 ‘우크라이나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전망’ 보고서에서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50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점쳤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곡물 가격까지 상승 흐름을 나타내며 물가 상승 압력에 기름을 붓고 있다. 밀·옥수수·대두 등 우리나라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곡물가격이 뛰면서 이미 오른 밥상 물가나 외식 물가까지 상승 흐름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단 우려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올 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인 135.7을 기록했다.
◇무섭게 오르는 대출금리 , 주담대 6% 넘어 7% 바라보나
물가뿐만 아니라 고공행진하고 있는 대출금리에 이자 부담도 점점 더 늘어나는 중이다. 금융당국이 올해 가계대출 관리를 더 세게 조이는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가 1.25%까지 올랐고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선심성 공약과 국회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증액 논란이 가중되면서 시중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시장 금리가 무섭게 오르는 중이다.
주담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최근 2018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작년 말 2.2%대에서 지난 14일 기준 2.794%까지 치솟은 것이다. 은행채 금리 상승은 국고채 금리 상승과 연결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0.004%포인트 오른 연 2.347%를 기록해 2014년 9월 23일(연 2.35%)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물, 10년물은 각각 2.564%, 2.747%로 역시 같은 날 기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다음 달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까지 가중된다면 대출금리는 더 오를 수 있단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4일 진행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경제전망 결과가 주목된다. 작년 8월, 11월에 이어 올 1월까지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이달 금통위 회의에선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물가에 대한 대응 메시지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지난 금통위 당시 예상했던 연 물가 2%대 중후반 수준에서 최근 상황을 반영해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다면 채권시장이 받아들이는 한은의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상단 전망도 더 높아질 수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한은의 기준금리 상단이 2%까지 갈 것이라고 보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물가 상승 흐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면 시장 내 컨센서스도 추가 인상 기조 유지 흐름으로 기울 수 밖에 없다”면서 “연준 긴축,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