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정부가 올해 안에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를 수립하고, 이를 유럽연합(UN)에 공식 제출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산업계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리란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와 비교해 기업들의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비용은 무려 10배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때문에 에너지 전환을 위해서는 예측가능한 정책 수립과 시장 기반 인센티브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2일 위성곤 의원실, 전력산업연구회와 공동으로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산업 에너지전환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기후 위기와 에너지 전환은 우리 기업들이 마주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변화”라며 “산업의 에너지 전환은 국가 경쟁력의 성패를 가르는 전략적 과제”라고 했다. 위성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장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제출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만큼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재정 투자 계획과 실행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재규 숭실대 교수는 “2018년 대비 53% 감축하는 방식으로 2035 NDC를 설정한다면 2035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최대 2.3% 감소하고 감축 비용은 t당 최대 9만원 수준으로 전망된다”며 “산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체계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평균 온실가츠 배출권 가격이 t당 9245원인데,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53%로 정해진다면 지난해보다 약 10배 늘어난 t당 9만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석선희 나가사키대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일본은 고령화, 노동력 감소, 내수 위축 등 구조적 제약에 대응하고자 GX 추진 전략에 이어 GX 2040 비전을 수립했다”며 “일본은 업종별로 기술 유형 및 공정 전환 로드맵을 제시하고, GX 경제 이행채를 발행해 산업의 에너지전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교한 에너지 전환 로드맵과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기업들은 예측가능한 환경에서 경영 활동을 영위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함완균 솔루션 스트레트지 파트너스 대표는 “미국은 산업입지 정책을 통해 부지 무상 임대, 송전선 우선 구축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며 “주정부와 전력 공급업체는 10~20년에 걸친 전기요금 장기 계약을 통해 기업이 에너지 비용을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업이 5~15년 단위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지역 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정책의 기술 중립성, 행정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국내 산업계는 산업 탈탄소를 위한 막대한 자본 투입 부담, 저탄소 혁신기술의 미성숙, 저탄소 제품에 대한 시장 부족 등 삼중고(trilemma)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산업계가 봉착한 삼중고를 해소하려면 민간 투자 위험을 낮추고 리스크를 보장하는 금융상품을 도입하는 등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녹색산업 투자세액공제 및 청정에너지 생산세액 공제 등 시장 기반 인센티브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조성봉 숭실대 초빙교수는 “정부는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정책의 일관성을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며 “분야별 특성과 기술여건에 따른 맞춤형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민간 부문을 통한 에너지 문제 해결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