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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달 초 주재한 중앙재경위원회 제6차 회의에서 내수 경쟁 과다 산업에 대한 감산 정책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기업들의 무질서한 저가 경쟁을 관리하고 낙후된 생산 능력은 질서 있게 퇴출하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태양광 등 일부 산업에 대해선 즉각 감산 조치가 시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감산 가능성에 국내 철강사들은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수년간 값싼 중국산 제품이 글로벌 철강 가격을 끌어내리며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를 유발해 왔던 만큼, 감산 조치가 본격화하면 수급 균형이 일부 회복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각에선 전 세계적인 철강 수요 둔화와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침체로 당장 극적인 감산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신중론도 제기된다. 중국 내 건설·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침체한 가운데 철강 수요 자체가 뚜렷하게 살아나지 않는 구조적 문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 축소 기대감은 있지만 수요 자체가 받쳐주지 못하면 가격 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감산이 강도 높게 진행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철강 수급 환경이 점차 개선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정부가 중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이후 수입량이 급감하는 등 기업들의 제소 효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기대 속에 주요 철강사들의 2분기 실적은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포스코홀딩스 철강 자회사인 포스코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약 20% 증가한 41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연속 적자를 딛고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품목별 관세율’ 인상 압박 우려
하지만 미국의 통상 압박이 여전히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트럼프는 오는 8월 1일부터 한국을 포함한 국가들에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미 한국산 철강에는 품목별로 최대 50%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고 상호관세는 중첩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는 평가다.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현재까지 대미 철강 수출 물량도 크게 줄어들지는 않은 상황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량은 23만9217t으로 전년 동기(21만423t) 대비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미국이 자국 내 철강 수요를 현지 생산 물량으로 전부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술력이 높은 고급 철강재 수요로 수출량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추가 관세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또 정부가 철강에 대한 품목 관세 폐지 또는 대폭 인하를 테이블에 두고 신속한 외교 대응을 함과 동시에 산업 보호 전략을 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실장은 “미국이 우리나라 철강에 보편관세와 상호관세를 모두 부과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수출이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관세가 높아질수록 수출 제한 효과는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