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 검색 서비스에 오디오북 검색 기능을 추가했다. 이용자가 특정 책을 검색하면 전자책뿐만 아니라 오디오북 형태로 접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해 준다. 원래도 오디오북은 검색할 수 있었지만 구글이 책 관련 정보를 통합 제공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오디오는 텍스트, 동영상에 밀려 기를 펼치지 못했지만 팟캐스트가 유행하면서 다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구글홈’과 아마존 ‘에코’ 등 인공지능 기반 홈스피커 시장이 개화하면서 점차 주요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애틀러스리서치 측은 “오디오 콘텐츠 중 오디오북이 각광받는 이유는 짧은 시간 내에 소비가 가능한 뉴스와 달리 반복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구글 입장에서는 ‘오더블’이라는 오디오북 전문 서비스를 보유한 아마존에 비해 경쟁에 밀리고 있기 때문에 이 사업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검색 포털 1위 네이버도 지난 4일 휴머니스트 출판사의 ‘고전백독:논어’ 프로젝트에 첫 투자를 진행했다. 이 콘텐츠는 논어 전편을 일상에서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데 내년 초부터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통해 연재될 예정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음성 콘텐츠에 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히 음성 콘텐츠의 ‘재발견’이 아니라 검색 방법의 다변화와 관련이 있다. 검색 수단은 PC의 키보드 자판에서 스마트폰의 터치로 발전해 왔는데 ‘음성’이 다음 세대의 검색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아마존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코타나), IBM(왓슨), 애플(시리) 등 글로벌 IT 기벙들은 자체 검색 엔진을 보유 중이며 이를 얹은 스마트 스피커가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
전통적인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자체 음성비서 ‘빅스비’를 올해부터 서비스 중인데, 스마트폰이든 스마트 스피커든 기기 형태를 막론하고 음성이 미래 주요 입력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네이버가 오디오 콘텐츠에 잇달아 투자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콘텐츠를 쌓아놓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성 검색 쿼리(검색엔진에 처리를 요구하는 단위) 확보와 직결된다”면서 “미국 벤처캐피탈 분석가 메리 미커의 올해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음성을 통한 쿼리는 전체 모바일 쿼리의 20%를 차지했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즉 2000년대 초반 구글이 전세계 사이트를 전방위적으로 연결해 텍스트 기반 검색 광고 산업 ‘빅뱅’을 가져온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네이버도 2000년대 중반 국내 검색 시장의 패권을 거머쥐었는데 ‘지식인’과 ‘뉴스’ 서비스를 히트시키며 풍부한 텍스트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한편 구글은 지난 10월 넷플릭스 경영진 출신이 만든 팟캐스트 앱 ‘60db’를 인수, 넷플릭스 콘텐츠와 관련된 오디오 형태의 광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를 내놓으면서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외에 하드웨어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음성이 텍스트 검색을 완전히 대체하는 일은 늘어나지 않지만 과거보다 분명히 비중이 증가한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오디오 기반 검색 광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구글과 네이버가 음성 콘텐츠에 공을 들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