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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닉' 눈물 머금고 판다…해외 큰손들 속사정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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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05.29 11:24:41

삼성·하이닉스 폭등에…울며 매도하는 글로벌 운용사, 왜?
연일 최고치에 단일 종목 보유 한도 도달
펀더멘털 문제 없어도 포트 재조정해야
“랠리 계속될시 매도 압력 이어질것”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가파른 랠리가 일부 펀드에 예상치 못한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단일 종목 비중을 제한하는 펀드들의 경우 이들 종목의 비중이 늘어나 원치 않는 매도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이미지(출처=챗GPT)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한 스위스 GAM자산운용과 싱가포르 주피터자산운용은 단일 종목 보유 제한 규정에 따라 마지못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면서 단일 종목 보유 제한 한도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이 같은 리밸런싱에 따른 기계적인 매도 압력을 올해 기록적인 외국인 자금 유출의 배경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동시에 이 흐름은 AI 열풍 속에 투자자들이 두 반도체주로 몰리면서 이들 종목에 대한 쏠림이 얼마나 극심했는지도 보여준다.

투자자들은 대안 찾기에 나섰다. 하석근 유진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지분을 상당히 보유한 계열사, 지주회사 또는 보험사를 통해 반도체 노출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지분 20.5%를 보유한 SK스퀘어(402340)는 지난 1년 동안 1000% 넘게 급등했다. 삼성전자의 핵심 지분 8.58%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삼성생명(032830) 주가도 지난 1년 동안 세 배 넘게 올랐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는 분산투자 규정이 특정 종목에 대한 과도한 베팅을 제한한다. 단일 종목 노출은 통상 자산의 10%로 제한되고, 5%를 초과하는 보유 종목들의 합산 비중은 포트폴리오의 40%를 넘을 수 없다. 이 규정은 쏠림에 따른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설계됐지만, 일각에선 해당 종목의 펀더멘털에 여전히 긍정적이더라도 기계적인 매도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문디자산운용의 플로리안 네토 아시아 투자 책임자는 “우리는 종목(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자체에 대한 부정적 판단보다는 포트폴리오 구성 차원에서 일부 차익을 실현하고 있다”며 “이것이 현재 리스크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종목의 시가총액이 너무 빠르게 불어나면서, 투자자들이 분산투자 원칙상 매도에 나서야 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지션 한도 문제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투자자들에게도 이슈다. TSMC는 벤치마크 내 비중이 워낙 커서 펀드들이 대체 투자처를 찾아야 했다. 이러한 흐름이 한국 시장에서도 적용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지난 1년 동안 SK하이닉스는 1000% 넘게 상승했고, 삼성전자도 400% 넘게 올랐다. 같은 기간 TSMC 주가 상승률은 137%였다.

이날까지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달 한국 주식 시장에서 636억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1999년 관련 데이터 집계가 시작된 이후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는 올해 합산 586억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골드만삭스그룹은 분산투자 규정으로 인해 10월 말 이후 약 690억달러 규모의 매도가 촉발됐다고 추정했다. 약 2000억달러를 운용하는 한국 중심 펀드들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 확대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머시 모 골드만삭스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장 집중도가 계속 높아질 경우 추가 압력이 발생할 수 있으며 매도의 상당 부분은 이미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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