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전세대란에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집값도 좀처럼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세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서울 외곽이나 비규제 지역 중저가 아파트 매매로 눈길을 돌리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데일리 건설부동산부 유튜브 채널 ‘복덕방기자들’은 11일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을 만나 이처럼 유례없는 전세난이 벌어지게 된 원인과 대책, 앞으로의 집값 향방 등에 대해 들어봤다.
박 위원은 우선 전세난을 촉발한 가장 큰 원인으로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시행을 꼽았다. 임대차법 시행 이후 전세 시장에서 수요 공급의 일시적인 불일치 현상이 나타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는 진단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전세난을 해결할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고 봤다. 박 위원은 “일단 첫 가을 이사철을 끝으로 전세 시장이 1차 고비를 넘겼지만, 내년 1~2월 겨울 방학 이사철 2차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전세 시장 불안이 매매 시장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 대신 어쩔 수 없이 매매를 택하는 ‘회피 수요’가 발생하면서 내년 주택 시장은 ‘싼 집’과 ‘변두리’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
박 위원은 1주택자의 갈아타기에 대해서도 “굳이 시점을 따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사고자 하는 집의 가격이 떨어지면 보유한 집값도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세법이 강화되고 임대차법이 시행된 만큼, 기존 집을 팔고 새 집을 사는 ‘선매도 후매수’ 원칙을 반드시 지키지 않으면 낭패를 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박 위원은 최근 ‘패닉바잉(공포매수)’에 나서고 있는 30대들에게 “집값은 항상 오르는 게 아니며, 우상향에 대한 맹신은 위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집을 사더라도 장기 레이스로 봐야 한다”며 “매수보다는 분양 쪽을 추천하고, 집을 산다면 거품이 낀 것은 아닌지, 외지인 비중이 높은 패션화된 지역은 아닌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유튜브 채널 ‘복덕방기자들’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획= 김나리 기자
촬영·편집= 정아임 인턴PD·김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