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1990년 후반 인터넷기업 후발주자로서 당시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국내외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국내 1위 기업으로 부상한 데 이어 2010년대 들어 해외시장 진출에서 잇단 성과를 내며 이제 한국 기업을 넘어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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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항해하다’는 뜻의 ‘Navigation’과 ‘~하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어 ‘er’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항해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네이버는 초기 자본금이 5억원에 불과했지만 창업 5개월 만인 1999년 11월 벤처캐피탈인 한국기술투자로부터 지분 20%를 건네는 조건으로 100억원을 투자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인터넷 업계에서 네이버의 위상은 미미했다. 검색시장에선 당시 글로벌 1위 업체인 야후의 점유율이 50%를 육박했고, 토종 브랜드로 무료 이메일과 커뮤니티 서비스인 ‘카페’를 통해 돌풍을 일으키던 다음도 1999년 7월 검색 서비스가 포함된 포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해진, 설립 직후 인터뷰서 “1위 야후 흔들 것”
이 GIO는 2000년 3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후를 흔들수 있는 획기적 계획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같은 해 7월 게임업체 한게임과 검색 솔루션 기업 서치솔루션을 인수하고 이후 사명을 NHN으로 변경했다.
현금수입이 많은 한게임과의 합병을 통해 네이버는 캐시카우를 확보하게 되며 미래 투자 재원 확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또 서치솔루션 인수로 더욱 다양한 검색 기술이 접목되며 ‘통합검색’·‘지식인’ 등 색다른 검색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았다.
이 같은 서비스를 앞세워 마침내 네이버는 2000년대 중반 국내 포털 부분 1위에 오른 후 지금까지 국내 1위 포털 위상을 지키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1위 포털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사업, 기업 업무용 협업 프로그램 등 새로운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국내 2위 포털인 다음이 사업 확장에 실패하며 2014년 신생업체인 카카오에 인수된 것과 달리 네이버는 과거 캐시카우 노릇을 하던 NHN엔터테인먼트(구 한게임)를 계열 분리한 이후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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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만 8000만명을 비롯해 대만·태국·인도네시아 시장의 MAU(월간 활성 사용자) 합계가 1억6000만명을 넘는다. 이 같은 성공을 발판 삼아 NHN 재팬은 2013년 ‘라인’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6년 미국과 일본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日 핀테크 집중 공략…간편결제 두고 日 대기업과 격돌
네이버는 이에 안주하지 않고 라인을 통해 핀테크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본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장악한 라인을 앞세운 일본 핀테크 시장 선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 차원의 ‘현금 없는 사회’ 캠페인이 진행되는 것에 발맞춰 간편결제 시장을 두고 일본 대기업 소프트뱅크, 라쿠텐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성공의 이면엔 위기 역시 존재하고 있다. 여전히 국내에서 압도적으로 검색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10~20대를 중심으로 포털이 아닌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사용성의 변화가 발생하며 검색 서비스를 근간으로 하는 네이버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네이버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사용자생성콘텐츠(UGC)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유튜브가 UGC 플랫폼의 99%를 장악한 상황에서 너무 늦었다는 평가가 IT 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이해진 GIO는 3일 임직원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한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며 수많은 경험을 하듯 20년간 회사도 끊임없이 도전의 과정 속에서 자라왔다”며 “그동안의 짜릿했던 성취도, 혹독했던 성장통도 모두 지금의 우리를 만든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회사를 키워 왔고, 각자의 빛나는 날들을 아낌없이 함께해준 여러분이 있었기에 스무 살이라는 멋진 숫자를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지금껏 그래 왔듯 우리의 하루하루가 모여 네이버의 새로운 미래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다가올 새로운 도전들 또한 우리 모두 잘 헤쳐 나가리라 믿고 기대하며 그 여정에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