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입국시 ‘증상없다’더니 부인과 따로 이동
질병관리본부 측은 현재 ‘환자가 메르스 증상을 자각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환자가 공항 검역대를 통과할 당시 ‘증상이 없다’고 말한 것과 메르스 주요 증상 중 하나인 발열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환자는 지난 7일 오후 4시51분 인천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피로감을 호소, 휠체어를 요청했다. 환자의 상태가 의심스럽다고 판단한 인천공항 검역관이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환자는 “복용중인 약이 없다”, “열흘 전 설사를 6회 했지만 지금은 괜찮다”고 답했다. 1대1 체온조사에서도 환자는 정상체온인 36.3℃로 메르스 주요 증상 중 하나인 고온 발열이 없어 검역관은 별도 격리조치 없이 검역대를 통과시켰다. 비행기 내에서도 별 다른 불편함을 호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10일 서울시 관계자는 “메르스 확진자가 공항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할 당시 부인과 이동하지 않고 따로 리무진 택시를 이용했다”면서 “부인은 자가용으로 공항에 왔지만 환자는 이동하면서 이 차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환자는 부인에게 공항으로 마중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고 올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②증상없다더니 바로 삼성서울병원으로?
증상이 없다며 검역대를 통과한 환자는 곧장 삼성서울병원으로 향했다. 이후 발열과 기침 등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면서 의심환자로 신고됐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으로 직행한 이유에 대해 ‘설사, 복통과 이에 따른 탈수증상 치료를 위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은 “환자가 장 관련 증상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있는 지인 의사를 통해 입국 전부터 상담을 했다”면서 “아는 의사가 삼성서울병원에 있어 병원에 미리 통지를 하고 방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③공항에선 열이 없었는데 두시간 뒤인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열이 났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환자가 병원 이동 후 바로 증상이 나타난 것이 아니라 진료를 받는 과정 중에서 발열증상을 보였다고 설명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공항에서 체온은 36.3℃였고,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할 당시인 오후 7시22분은 37.6℃로 약간 체온이 올라간 상태였다”면서 “이후 오후 8시37분 체온 측정시에 38.3℃를 기록,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이동하는 과정 중에 고열이 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가 비행기를 타기 전 수액을 맞아 일시적으로 체온이 낮아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역학조사관은 “귀국 당일 몸이 좋지 않아 수액을 맞고 공항으로 이동해 열이 측정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환자는 검역대에서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현재 질병관리본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서울대병원 등은 환자의 정확한 메르스 감염경로를 찾기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한편 전적으로 입국자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재 공항 검역 시스템 상의 구멍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이번 환자의 경우 검역단계에서 메르스 주요 증상인 호흡기와 발열 증상을 체크해 문제점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앞으로는 승객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중동지역을 방문한 사람들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