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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노사는 임금협상 결렬 약 한 달여 만인 지난 2일 임금협상 대표교섭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결과물 없이 종료됐다. 이후 노조는 오는 9일까지 최종안을 제시해줄 것을 사측에 요청했고, 사측은 9일 오후 2시 임금협상 대표교섭을 진행하자고 지난 7일 회신했다.
사측은 이번 2차 교섭에서 최종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요구안에 대해서는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비상 경영 현황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는 노조 요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 요구안 수용 대신 노조와 인사팀의 특별 공식 합동기구를 설치해 분기별 1회 이상 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정기적 회의를 통해 노동조건과 환경개선 활동을 논의하자는 것. 또 차기 임금협상부터는 노사협의회가 아닌 노조와 먼저 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오는 10일 오후 한국노총 아산지역지부에서 집행부·대의원을 소집해 사측 최종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종안을 수용하는 경우 조합원 전체 투표를 통한 의결 과정을 거치게 되며, 기각시 확보한 쟁의권을 기반으로 파업 등 쟁의 활동에 돌입할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사측이 이번 교섭에서 납득할 만한 안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쟁의행위에 돌입한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최종 제시안에 매우 유감”이라며 “쟁의권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쟁의행위를 하더라도 파업으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파업에 나설 경우, 지난해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이후 삼성 그룹 최초 파업이 될 것이라는 부담이 있어서다. 쟁의행위의 종류로는 파업 외에도 태업·보이콧·생산관리·피케팅 등이 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 노사는 올해 초 삼성 전자계열사 중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2월부터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해왔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지난 4월 27일 열린 제8차 단체교섭에서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지난달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91%의 지지를 받고 지난달 고용노동부의 조정 중지 판결에 따라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후 쟁의권 확보에 따라 파업 위기감이 높아지던 가운데 지난달 25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와 김정란·이창완 노조 공동위원장이 면담을 하면서 지난 2일 임금교섭도 재개됐다.
노조는 지난해 실적 등을 근거로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외에는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400여 명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