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FI들은 왜 SK루브리컨츠에 꽂혔을까.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장기 불황에 빠진 정유업계에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효자로 윤활유 사업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실제 국내 정유 4사 합산 총 5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작년 영업손실에서도 윤활유 사업은 분기별 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2조4688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SK이노베이션 계열사중 유일하게 웃은 것은 SK루브리컨츠다. SK루브리컨츠는 작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률 상승세를 기록했다. SK루브리컨츠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11.05%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85%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SK루브리컨츠는 분기별 단 한번의 적자 없이 흑자 행진을 지속했는데 분기당 영업이익률은 4분기 내 꾸준히 상승해 1분기 대비 4.3배나 올랐다. 에쓰오일 역시 1조877억원 영업적자를 냈지만 윤활기유 부문에서는 426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SK루브리컨츠는 관계자는 “글로벌 윤활유 시장의 고품질화와 다변화, 친환경 제품 선호 움직임에 대응할 수 있는 선도적인 기술력을 쌓고 꾸준한 제품개발을 통해 고객 가치에 대응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SK루브리컨츠의 경쟁력 기반은 고급 윤활유의 원료인 그룹Ⅲ 윤활기유 세계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35%의 압도적인 점유율에 있다. 1995년 독자기술로 그룹Ⅲ 윤활기유 ‘유베이스(YUBASE)’ 개발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인 시장 점유율 확대를 기록한 SK루브리컨츠는 현재 그룹Ⅲ 윤활기유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윤활기유는 사용처 및 특성에 따라 그룹 Ⅰ~Ⅴ까지 나뉘며 이 중 다른 그룹 대비 연비 우수성, 황 함량, 효율성 등이 우수한 그룹Ⅲ 윤활기유부터 고급 윤활기유로 분류된다. 최근 환경규제와 이산화탄소(CO2) 저감 의무 달성을 위해 그룹Ⅲ 윤활기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SK루브리컨츠의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루브리컨츠는 친환경 윤활유 및 전기차용 윤활유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차세대 윤활유 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자체 윤활유 브랜드인 SK ZIC를 통해 고기능성 친환경 윤활유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생산 중이다. 작년 9월 출시한 신제품 ZIC ZERO는 SK루브리컨츠의 대표적인 친환경 윤활유 제품으로 연비 개선 및 엔진보호 성능 강화뿐 아니라 업계 최초로 포장 용기 전체를 재활용 소재로 활용한 대표적인 친환경 윤활유로 주목받았다.
|
SK루브리컨츠의 탄탄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꼽힌다. 내수에 집중하는 국내 정유사들과 달리 SK루브리컨츠는 해외 대표 정유사와의 파트너링을 통해 글로벌 점유율을 높여왔다. SK루브리컨츠는 앞서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사 페르타미나, 일본 JXTG, 스페인 렙솔 등 글로벌 메이저들과의 연이은 윤활기유 생산공장 합작을 통해 국내·외 연 350만 톤(t) 규모의 윤활기유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2019년 6월에는 중국 윤활유 시장점유율 1위인 국영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와 고급 윤활기유(Group Ⅲ, GroupⅢ+)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윤활기유 시장에서도 입지를 더욱 확대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의 윤활유 사업은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할 정도로 우수한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특히 외국계 기업들과 조인트 벤처(JV) 설립을 이끌어내는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밝은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