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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계속 국회가 공전만 거듭한다면 추경을 통해서 적기에 예산을 투입해 경제 회생, 민생 회복시킬 수 있는 시간을 놓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주 내로 국회를 정상화하고 (총리의) 시정연설도 듣고 추경과 민생법안을 국회가 다룰 수 있도록 한국당에서 대승적 결단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가 ‘이번주 내 국회 정상화’를 강조한 건, 이달 내 추경안 처리를 기대해볼 수 있는 마지막 시간표인 까닭이다. 원내교섭단체 간 5월 임시국회 의사일정 합의, 이후 해당 상임위별 심의와 예결위 심의, 본회의 일정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빡빡하게’ 감안한 계산이다. 지난 12일 열린 고위당정청회의에서도 같은 셈법에 따라 금주 중 국회 정상화 및 총리의 국회 추경안 시정연설까지 이뤄지도록 총력대응키로 뜻을 모았었다.
하지만 야권의 입장은 속타는 여권과 다르다. 우선은 키를 쥔 한국당의 태도가 완강하다. 미세먼지와 강원도 산불, 포항지진 등 재해예산은 먼저 예비비로 집행하고, 추경안에서도 ‘총선용 꼼수 예산’은 떼내야 한다는 게 한국당 주장이다. 선거제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사과 및 철회도 국회 정상화의 요구조건이다.
민주당에선 한국당 설득용으로 “정국 정상화의 걸림돌이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 참여 범위라면, 한국당에서 추경 처리 확답을 한다면 당에서 청와대에 ‘원내교섭단체인 여야 3당 협의체’를 건의 드릴 수 있다”(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고 여지를 뒀다. 여야정 상설협의체 참여 정당을 5당에서 3당으로 좁히는 카드를 내밀었지만 한국당 측에선 “그 정도로는 추경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예결위 소속 한국당 한 의원은 “여야 대치 속 이번주를 넘기면 추경 처리는 이 달을 넘기는 것”이라며 “여권에서 더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당도 내부적으로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 세부검토를 일단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국회가 정상화되면 정부가 낸 추경안에서 경제활성화 예산을 깎고 재해대책 예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심사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른 원내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의 경우, 오는 15일 새 원내대표를 뽑는 등 원내지도부 교체가 이뤄진다. 어차피 14, 15일엔 5월 임시회 논의를 위한 교섭단체대표들간 회동이 물리적으로 힘들다는 얘기다. 여기에 신임 원내지도부에 따라 국회 정상화를 위한 요구조건이 달라질 수 있어, 주중 임시회 협상 타결 가능성이 낮다. 비교섭단체이긴 하지만 새로 유성엽 원내대표가 들어선 민주평화당은 한국당처럼 ‘분리 추경’에 힘을 싣고 있어, 향후 추경안 심의 과정에서 진통을 키울 수 있다.
예결위 한 관계자는 “29일까지 추경안 심사를 못 마치면 6월에 예결위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 다음달이면 정부에서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들어가는 때로 추경안 때문에 국회, 정부 모두 정신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얼렁뚱땅 국회에 복귀할 분위기가 아니라서 기약없이 늘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