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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진핑에게 때늦은 신년 서한…"건설적 관계 희망"

김형욱 기자I 2017.02.09 15:40:02

中전문가 평가절하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낫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AFP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때늦은 신년 감사 서한을 보냈다. 메시지 자체는 긍정적이었지만 시기도 늦었던데다 전화가 아닌 서한이란 점에서 냉랭한 양국 관계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미 백악관 대변인 숀 스파이서는 8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시 주석에 취임 당시 축전을 보낸 데 감사를 전하며 중국민의 구정 새해를 축하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의 취임은 지난달 20일이었고 시 주석의 축전도 취임 직후 보냈던 걸 고려하면 20일이 지난 뒤에야 감사 편지를 보낸 건 늦은 감이 있다. 더욱이 음력 설(1월28일) 역시 이미 12일 지났다. 트럼프는 이 사이 이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만났으며 공식 확인된 것만 12개국 정상과 전화통화했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의 시진핑에 대한 첫 연락이 전화도 아닌 서한이라는 점은 미·중 양국의 긴장 상태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트럼프는 당선 이전부터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 수입품에 대해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고 공언해 왔다. 당선 후에는 미 대통령으로서는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대만 정상과 통화하며 중국 외교의 제일원칙 ‘하나의 중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그는 취임 후에도 중국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메시지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스파이서는 성명서에서 “트럼프가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건설적인 관계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시 주석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서한에 대한 전문가의 반응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중국 인민대학 미국연구센터장이자 중국 내각 외교부문 고문인 시인홍 교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황보다는 낫지만 작은 움직임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트럼프의 대중국 정책은 아직 명확지 않으며 지금까지는 여전히 호전적인 접근이 주를 이룬다”고 덧붙였다.

중국외교대학 국제관계연구소장인 왕판 교수는 “미국의 새 정부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그의 정책이 아닌 변덕스런 태도(temperament)”라며 “트럼프가 극단으로 가는 게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시진핑의 연락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진핑은 지난해 11월 9일 트럼프 당선 직후 축전을 보냈다. 또 같은 달 14일에는 전화통화도 했다. 시진핑은 이 통화에서 ‘양국의 협력만이 올바른 선택’이라는 메시지를 트럼프에게 전달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20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협력 회의에서 옷을 고쳐입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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