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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100배 무기한선물 개척한' 거래소 비트멕스,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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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7.24 12: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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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주식 트레이더 아서 헤이즈가 세운 비트멕스, 9월23일 영업 종료
한때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였지만, 자금세탁방지법 위반으로 사업 추락
트럼프 사면에도 경영진 이탈 및 경쟁 심화 등으로 끝내 거래소 문 닫아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비트코인 고배율 파생상품 거래를 처음으로 선보이며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을 개척했던 거래소인 비트멕스(BitMEX)가 장기적인 시장 침체 속에 결국 영업을 종료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비트코인 100배 무기한선물 개척한' 거래소 비트멕스, 문 닫는다
비트멕스를 운영하는 HDR 글로벌 트레이딩(HDR Global Trading Ltd.)은 23일(현지시간) 회사 공식 블로그를 통해 단계적으로 사업을 정리하기 시작했으며 오는 9월23일 거래소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거래소는 이미 신규 계좌 개설 접수를 중단한 상태다.

비트멕스는 지난 2014년 전 씨티그룹(Citigroup) 주식 트레이더였던 아서 헤이즈와 벤 델로, 사무엘 리드가 공동으로 설립한 거래소로, 최대 100배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을 처음 도입하며 가상자산 거래 시장에 혁신을 가져왔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가 없는 파생상품으로, 펀딩비(Funding Rate) 메커니즘을 통해 선물 가격이 기초자산 가격과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설계됐다. 현재 무기한 선물은 전 세계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제 바이낸스(Binance), 바이비트(Bybit), OKX,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등 주요 거래소들이 참여해 가상자산을 넘어 원유와 주식 등 다양한 자산시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비트멕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가상자산 호황기 동안 세계 최대 규모의 거래소 가운데 하나였다. 2019년 6월 아서 헤이즈는 X(당시 트위터)를 통해 지난 12개월간 거래량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비트멕스는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의 절대 강자로, 고위험·고수익 비트코인 투자의 상징으로 불렸다. 이 과정에서 헤이즈 역시 가상자산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떠올랐으며, 현재도 그의 시장 분석은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비트멕스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20년 미국 규제당국은 비트멕스와 공동 창업자들이 자금세탁방지(AML) 프로그램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을 위반했다고 기소했다. 헤이즈와 공동 창업자들은 2022년 유죄를 인정하고 각각 1000만 달러를 몰수하기로 합의했다.

비트멕스 역시 이후 1억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공동 창업자 3명은 2020년 회사를 떠났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멕스와 공동 창업자들을 사면했지만, 법적 리스크로 인한 타격은 회복되지 못했다. 규제 이슈가 불거진 이후 투자자들은 비트멕스를 떠났고, 회사는 과거의 시장 지배력을 되찾지 못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세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거래량 기준으로 오래 전부터 비트멕스를 앞지른 바이낸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시장 침체를 견뎌냈고, 하이퍼리퀴드와 같은 탈중앙화 무기한 선물 플랫폼은 더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파생상품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최근에는 핵심 경영진까지 회사를 떠났다. 지난달 스테판 루츠 최고경영자(CEO), 이나 슈타이너 최고재무책임자(CFO), 라파엘 폴란스키 최고성장책임자(CGO)가 잇따라 퇴사했다.

비트멕스의 영업 종료는 한때 가상자산 파생상품 시장을 개척했던 거래소가 규제 리스크와 시장 경쟁, 장기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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