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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스테이블코인의 결합, 은행권에 최대 위협"…맥킨지의 경고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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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06.09 12:30:06

맥킨지, 올 연례 보고서서 은행권에 "속도 갖춘 정밀 경영" 주문
"에이전틱AI, 금리·수익률 실시간 비교…자금이동 둔감한 소비자와 달라"
"스테이블코인 4년 내 6000조원, 싸고 빠른 결제로 기업들 은행 예금 줄어"
"젊은층 금융소비 방식도 급변, 핀테크·디지털자산...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민간 발행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디지털자산이 아니라 은행들의 예금 기반을 잠식할 수 있는 경쟁자이며, 특히 스테이블코인이 에이전트형 인공지능(AI)과 결합할 경우 은행권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가 경고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이 더 이상 느리지만 안정적인 ‘거북이’로 살아남을 수 없으며, 안정성과 규율을 유지하면서도 ‘토끼’처럼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맥킨지는 8일(현지시간) 클라우스 달레루프, 미클로시 디에츠 선임파트너 등 5명이 공동 집필한 ‘2026년 글로벌 은행업 연례 리뷰’ 보고서에서 전 세계 은행들에 닥친 위협을 이 같이 조망하면서, 은행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갖춘 정밀 경영(Precision at Speed)’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소매은행들의 수익 중 60% 가까이가 순이자마진(NIM)에서 나올 정도로, 예금은 오랫동안 은행 수익성의 핵심 원천이 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대부분의 (금융) 소비자들은 자신이 예금에서 얼마의 금리를 받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하거나, 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자금을 옮길 시간이나 도구, 동기가 부족한 반면 ATM, 공과금 납부, 자산관리서비스 등이 통합된 하나의 편리한 은행 계좌를 선호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스로 업무를 수행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에이전트형 AI(Agentic AI)가 등장하면서 은행의 이 같은 수익 원천이 큰 도전을 받고 있다는 게 맥킨지의 시각이다. 보고서는 “AI는 실시간으로 계좌 잔액을 모니터링하고, 금융기관별 수익률을 비교한 뒤 놀고 있는 자금을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계좌로 자동 이동시킬 수 있으며, 각종 결제 시점에 맞춰 다시 당좌계좌로 자금을 옮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에이전틱 AI 덕에 지금까지 은행이 가져가던 예대마진의 상당 부분이 고객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예금뿐 아니라 다른 은행 사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AI 에이전트는 고객이 신용카드 잔액을 더 유리한 상품으로 갈아타도록 돕고, 각종 가입 혜택을 찾아내며 포인트를 최적으로 활용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맥킨지가 실시한 AI 채택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실제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알트루이스트(Altruist)가 공개한 AI 기반 세무·자산관리 플랫폼 헤이즐(Hazel)은 고객의 세무신고서와 급여 명세서, 계좌 내역 등을 읽고 몇 분 만에 개인 맞춤형 세무 전략을 수립하도록 돕는다. 향후 자산관리(WM)나 투자자문 영역 확대도 준비 중이다. 결제분야에서는 페이팔(PayPal)이 이미 AI 기반 지갑(agentic wallet)을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개인 재무 비서처럼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적절한 혜택을 추천하며, 결제와 자금 이동을 관리해준다.

이렇다보니 맥킨지는 “결국 소비자금융, 대출, 결제 등 다양한 은행 서비스가 AI 기반 핀테크에 고객을 빼앗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생성형 AI의 확산 속도는 최근 어떤 기술보다 빨라 미국 생산가능인구의 45%가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년이었다”면서 “반면 디지털 뱅킹이 같은 수준에 도달하는 데는 15년이 걸렸으며, 이번에는 느린 대응 자체가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스테이블코인 역시 은행과 고객의 관계를 흔드는 또 다른 기술이다.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유통규모는 약 3000억달러 수준이고, 작년 실제 결제에 사용된 금액이 4000억달러 정도지만, 시장에서는 2030년까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4조달러(원화 약 6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맥킨지는 “스테이블코인이 아직은 초기 단계지만 성장은 어느 것보다 빠르다”며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송금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만들 수 있고, 특히 무역금융이나 해외송금(remittance),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 간 거래에서 강점을 가지는 만큼 은행 고객들이 이러한 용도로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예금 구조가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고 점쳤다.

맥킨지는 “기존 법정화폐 예금은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으로 이동할 수 있으며, 기업들은 해외결제나 운영자금을 위해 은행에 많은 현금을 보유할 필요가 없어질 수 있다”며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거의 실시간으로 프로그래밍 가능한 결제를 지원하기 때문에 기업과 개인 모두 자금을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투자처로 쉽게 이동시킬 수 있어 향후 스테이블코인이 은행의 핵심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맥킨지가 지적하는 대목은 은행들이 전통적으로 고령 고객층에서 대부분의 수익을 창출해 온 반면 젊은 세대의 금융 소비 방식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는 “젊은 고객들은 고객 중심 서비스와 혁신, 신속한 대응, 개인화 경험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비은행 사업자로 이동하는 데 훨씬 적극적”이라고 썼다. 실제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Z세대의 65%는 전자지갑(e-wallet) 서비스를 사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30%에 불과했다.

이런 점에서 맥킨지는 AI와 스테이블코인이 결합할 때 은행에 가해지는 위협은 훨씬 더 클 것이라며 “AI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고객들의 충성도를 해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더 주목할 것은 핀테크와 네오뱅크가 이제 단순히 만족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신뢰도에서도 기존 은행을 앞서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신뢰는 오랫동안 전통 은행의 가장 강력한 무기였지만, 이제 그 우위마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킨지는 “과거 인터넷과 스마트폰 혁명이 등장했을 때 은행은 매우 느리게 움직였다”며 “음악산업은 CD에서 스트리밍으로, 유통산업은 오프라인에서 전자상거래로 급격히 이동한 반면, 은행은 핵심 고객층인 55세 이상이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린 만큼 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을 기존 영업점에 덧붙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은행과 고객 모두 천천히 적응할 수 있는 ‘유예기간(grace period)’이 존재했지만, AI는 다르다는 얘기다. 이에 “이번에는 은행이 천천히 적응할 시간을 벌어줄 고객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은행들이 오랫동안 신중함과 규제 준수, 안정성, 리스크 관리를 우선시하며 느리게 움직여도 성공할 수 있었다”고 평가하면서 “하지만 AI 시대에는 더 이상 그렇지 않은 만큼 은행들도 이젠 고객 전략과 세분화, 기술 및 AI 실행, 자본 배분, 인수합병(M&A)과 사업 확장 등 모든 영역에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큰화 예금과 스테이블코인 비교 (자료=맥킨지)


한편 맥킨지는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대응카드로 내놓은 토큰화 예금(Tokenized Deposit)이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고객이 1000달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면 평균 15% 정도만 은행 시스템에 남게 돼 은행 예금 감소와 은행 대차대조표 축소로 대출 재원이 줄게 될 것”이라며 “반면 토큰화 예금은 스테이블코인처럼 블록체인과 실시간 결제, 프로그래머블 기능 등을 가지면서도 예금 자체는 온전히 은행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맥킨지는 “올 한 해는 민간 스테이블코인과 은행 토콘화 예금이 글로벌 자금 이동시장에서 어떤 모델이 우위를 차지할지 시험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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