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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에서 사실상 은퇴한 후 라디오, 방송 패널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던 정 전 의원 죽음에 누리꾼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정 전 의원이 사망 전날은 물론 이날 오전까지도 라디오 방송에 나와 최근 현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한 터라 그의 사망 소식을 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분위기다.
■MB 정권 ‘개국공신’
관료생활 후 정치에 입문한 정 전 의원은 2007년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캠프 핵심 인사로 활동하며 정권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정권 초반까지 친이계 실세로 통하기도 했던 정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MB 측근들과 갈등을 일으키면서 MB와 멀어지게 된다. 당시 MB 측근 인사들로부터 불법사찰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던 정 전 의원은 이후 다스 사건 관련 폭로로 MB와의 악연을 이어간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미 당내 경선 경쟁 상대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정을 통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정보에 상당히 접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의 부적절한 관계를 시사한 정 전 의원의 당시 발언은 이후 2016년 말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에 이르러 재평가되기도 했다.
■내부자 정보 바탕으로 활발한 논평 활동
2016년 20대 총선 낙선 후 사실상 정계에서 은퇴한 정 전 의원은, 이같은 사정 정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폭로자로 나서게 된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이 문제의 ‘다스’ 실소유주라고 폭로했고, 이 과정에서 MB 정권의 비리 의혹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을 흘려 주목받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이 라디오와 TV 등 각종 방송에 나와 남겼던 “MB는 종쳤다”, “MB는 남을 절대 믿지 않는다”와 같은 발언들은 지난해 이 전 대통령 비리에 대한 본격 수사와 맞물려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은 결국 측근과 관계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며 100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정 전 의원은 재판 와중에도 이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대체로 정확한 추측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보증금 납입과 자택 주거 제한 조건으로 석방됐다. 그러나 석방 이후 병환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하는 등 특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사망 당시 유서 남겨
경찰은 정 전 의원이 사망 전 자택에 남긴 유서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로써 이날 오전 출연한 SBS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서 최근 현안에 대한 생각을 전하던 정 전 의원의 목소리는 라디오 청취자들이 들을 수 있는 그의 마지막 음성이 됐다.
일반적인 경로로 공개되지 않은 정치권 정보에 정통해 정계 은퇴 후에도 대중의 상당한 관심을 받던 인물이 갑작스레 사망함으로써, 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