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멀어지는 아메리칸드림

장순원 기자I 2015.12.02 16:08:30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미국 20대의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꿈이 점점 비관적이 돼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비관주의는 백인, 특히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백인 젊은이들에게서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포스트가 퓨전과 공동으로 실시해 1일(현지시간) 보도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요즘 미국의 20대가 직업을 구하기는 1986년 같은 또래들이 그랬던 만큼이나 어렵다.

이번 여론조사는 미국 밴드 “미스터, 미스터”가 팝 차트 1위를 차지하고 빌 버크너의 에러로 보스턴 레드삭스가 월드 시리즈 우승을 놓쳤던 1986년 월스트리트 저널과 로퍼가 실시했던 여론조사의 문항을 똑같이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여론조사는 모두 아메리칸 드림이 개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메리칸 드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그 꿈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고 생각하는지 등 아메리칸 드림에 관해 일련의 질문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시기에 30년의 시차가 있지만 아메리칸 드림이 “실제로 존재하기 않는다”는 응답이 12%에서 29%로 크게 늘었다. 같은 질문에 대한 백인 조사대상자의 응답은 10%에서 29%로 거의 3배로 늘었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백인 3명 중 1명은 아메리칸 드림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대졸자는 이 비율이 5명 중 1명이었다. 이는 1986년 조사때 보다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유색인종 젊은이들에게서는 두 조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1986년 조사에서는 아메리칸 드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유색인종 젊은이가 백인 젊은이의 대략 2배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양쪽 모두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프리카계 미국인 젊은이들은 아메리칸 드림이 그들 자신에게 의미가 있느냐는 별도의 질문에 대해 더 비관적이었다. 이들은 거의 3분의 1이 의미가 없다고 답했다. 이는 백인과 히스패닉의 대략 배이다.

같은 질문에 대해 백인 응답자들은 한 세대 전에 비해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백인 대졸자 10명중 6명은 꿈을 이루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 10명 중 7명이 같은 대답을 한데 비해 백인이 아닌 응답자는 53%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25-34세 백인 중위가구의 소득은 인플레이션 조정치로 1987년보다 약간 늘어난 5만 8천197달러였다. 같은 나이대 흑인 중위가구의 소득도 역시 1987년보다 약간 늘어난 4만 3천957달러였던데 비해 히스패닉의 소득은 1987년보다 7%나 늘어난 4만 2천916달러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백인 젊은이들의 신뢰감소와 함께 아메리칸 드림의 정의도 80년대 세대들과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예전처럼 집을 갖는다거나 “인생을 어떻게 살까에 대한 선택의 자유” 또는 부유해지는 능력 등을 아메리칸 드림의 일부로 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실리콘 밸리의 주목받는 창업을 첫째로 꼽는 등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메리칸 드림의 일부라고 답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로 선정한 18세에서 35세 사이 성인 935명을 대상으로 11월4-11일, 유·무선전화로 실시됐으며 오차범위는 3.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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