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거래일 연속 늘며 170조 돌파한 대차…고민에 빠진 채권시장

유준하 기자I 2025.12.08 16:03:31

역대 최장 기간 증가하며 연일 최대치
국고채 시장 약세 랠리에 공매도 수요↑
“국고채 현물 팔고 선물 사는 차익거래”
다음주 16일 국채선물 만기가 전환점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국고채 금리가 3%대 높은 수준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채권 대차잔고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주목된다. 시장에선 국고채 중심으로 대차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공매도를 위한 베팅이 이어지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채권 대차잔고 추이(검은선)가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자료=엠피닥터)
8일 금융정보업체 KG제로인 엠피닥터에 따르면 채권대차잔고는 지난 5일 기준 전거래일 대비 2조 4821억원 늘어난 172조 66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 2004년 집계 이래 사상 최대치인 172조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장 기간인 27거래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10월30일에서부터 한 달 넘게 지속적으로 늘었다.

대차란 금융상품 현물을 빌리고 일정 기간 후에 되갚는 거래로,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를 위한 대차와 단순보유(스톡·Stock)를 위한 대차 등으로 구분한다. 한 국내 채권 운용역은 “채권 시장의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차가 늘어나는 것은 공매를 위한 수요가 늘어난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732%에서 2.994%로 26.2bp(1bp=0.01%포인트) 급등했다. 채권 가격이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기조를 기준금리 인하에서 인하 가능성 검토로 전환하면서 시장은 약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선 이같은 대차 움직임이 내주 예정된 국채선물 만기를 노린 차익거래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해외 헤지펀드 운용역은 “국채선물이 만기를 앞두고 현물 대비 저평가가 발생하면서 차익거래 수요가 있다”면서 “대차를 통해 빌린 현물을 매도하고 가격이 저평가된 선물을 매수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참여자 입장에선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매도했다가 내주 화요일 선물 만기 때 현물을 사서 갚으면 연말을 넘기지 않아 가격 부담도 적다”면서 “지금은 선물 저평가가 3년 국채선물이 1~3틱, 10년 국채선물이 7~10틱 내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16일 국채선물 9월물 만기를 앞둔 만큼 원월물인 12월물로의 롤오버(만기연장) 움직임도 서서히 체결되는 모습이다.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3년 국채선물 스프레드는 1만 8216계약, 10년 국체선물 스프레드 약정은 9939계약으로 각각 집계됐다. 롤오버 직전까지의 외국인 수급은 대차잔고가 늘어나는 동안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며 높은 변동성을 보인 바 있다.

수요 외에 대차를 공급하는 기관에서도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시중은행 채권 운용역은 “국고채 입찰을 통해 들고 있는 현물을 중심으로 레포 등 대차를 하면 자금 조달 원가가 떨어지는 장점이 있다”면서 “통화정책 전환도 이미 확인을 했고 방향성이 불투명하다 보니 계속해서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올해 마지막 국채선물 만기일인 오는 16일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도 공개된다. 그만큼 16일 당일에는 장 중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국고채 3년물이 재차 3%대로 반등했으나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다시 2.99%대로 반락했는데, 스왑과 대차 등을 활용해 최대한 버티는 구간으로 판단된다”면서 “국내 기관 수급 여건이 일부 돌아서면 이자 수익으로 버티는 캐리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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