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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감소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에 따르면 지난달 항공편으로 미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9.7% 줄었다. 특히 유럽 국적자의 입국자는 14.3% 급감했다. 실제로 유럽 내에서는 ‘미국 보이콧’ 움직임과 함께 까다로운 입국 심사와 강제 추방 사례가 알려지며 여행 취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항공업계의 고민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간 관세 갈등이 본격화하면서 화물 운송 수요도 위축되고 있어서다.
내달부터 미국 정부가 800달러(약 115만원) 미만의 중국발 소포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홍콩의 캐세이퍼시픽은 미국행 화물기 노선 조정에 나섰다.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을 주로 운송해 온 만큼 직격탄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물류업체 DHL도 세관 검사 강화로 일부 미국 배송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항공기 도입 문제도 복병이다. 미국과 EU가 항공기에 상호 관세를 매길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규 항공기 인수에 차질이 우려된다. 세계 항공기 시장이 보잉(미국)과 에어버스(유럽) 양강 체제인 만큼,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맞서 보잉 항공기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에어버스에 150대의 항공기를 주문한 미국 델타항공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인수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으며, 독일 루프트한자는 보잉 항공기 15대를 스위스 자회사 명의로 등록해 관세를 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