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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18일 유튜브 방송 ‘새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진보가 아니다.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실제로 갖고 있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민주당이 중도보수, 오른쪽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신의 실용주의 행보에 대해 ‘우클릭’이라고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프레임”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선언은 조기대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선 결과에 향해를 결정하게 될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이 대표의 승부수라는 것이 당내의 평가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0.73% 포인트 차로 석패했던 이 대표는 당시 중도층 표심에서 밀리며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이후 국민의힘이 지지층을 결집시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에 열을 올리는 상황에서, 계엄 사태에 부정적인 비민주당 성향의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를 적극 지지하는 모습이다. 당내 ‘레드팀’ 역할을 자임해 온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19일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정치적 이념 성향은 중도보수가 맞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민주당은 진보적 지향을 갖고 있다”며 진보성향 지지층 달래기에도 나섰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극우적인 성향까지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체성 규정’에 대한 당내 반발은 거세다. 비명계 대권 후보군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주당의 정체성을 혼자 규정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비민주적이고 몰역사적”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이어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정신을 계승하는 정당이다. 70년 자랑스로운 전통을 가진 정당”이라며 “민주당은 강령에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강령은 당의 역사이자 정신이다. 충분한 토론과 동의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중도보수의 길로 가야한다는 것은 내 집 버리고 남의 집으로 가는 것과 같다”며 “미국 민주당이 엘리트 정당으로 변하면서 사회경제적 약자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해 대선에서 졌다는 평가를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진보 개혁 노선을 지키면서, 국민의 사회 대개혁 요구를 수렴하고 건강한 보수 아젠다를 포용하고 확장하는 것, 그것이 국민이 기대하는 민주당의 과제”라고 당부했다.
양기대 전 의원은 “불과 몇 달 전 총선에서 ‘진보개혁’을 외치며 표를 얻었는데 이제 와서 갑자기 중도보수 정당으로 규정하는 모습을 보니, 그가 과연 어떤 정치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 그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변해 온 민주당 정체성을 부정하는 발언”이라며 “제가 아는 민주당은 적어도 중도를 아우르는 진보개혁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진보성향 당원과 지지자들에 대한 설득이 없을 경우 자칫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몇 년 사이 진보정당의 쇠퇴 속에 민주당이 진보와 중도보수 세력을 아우르는 정당으로 변모한 상황에서 외연 확정을 시도하다가 기존 지지층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비명계 인사는 “국민의힘이 극우 정당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탁월한 선거전략일 수 있지만 향후 공약이나 비전에서 더 확실한 우클릭을 보여줘야 되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며 “공약은 물론 당헌당규 개정까지 나서게 될 경우 당내 상당한 잡음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