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취소후 받은 美항공권 크레딧…"사용 어려워" 불만 봇물

방성훈 기자I 2020.12.29 15:57:56

기존 항공편보다 비싼 항공편 재예약시 차액 청구하며
가격이 더 낮은 경우엔 차액 돌려주지 않아 불만
크레딧 사용기간 짧고 미탑승에도 수하물비 지속 청구
제휴 항공사 재예약엔 크레딧 쓰지 못하는 경우도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항공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항공권을 취소한 고객들에게 바우처 또는 크레딧을 지급해 왔지만, 정작 사용하기가 어렵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이 다양한 제약·제한을 걸어두고 있어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유나이티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권을 취소한 고객들에게 여행 크레딧(travel credits)과 항공 크레딧(flight credits) 두 가지 유형의 크레딧을 제공하고 있다. 여행 크레딧은 항공사의 실수로 승객 좌석을 중복 배정하는 등 대(對)고객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지급한다. 횟수에 관계없이 모든 금액을 소진할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

반면 항공 크레딧은 대부분 환불 불가 항공권으로 예약한 경우에 지급되며, 금액이 얼마든 지난 3월 3일 이후 단 한 차례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1200달러짜리 항공권을 구매했다가 취소해 해당 금액만큼의 바우처를 받은 경우 추후 700달러짜리 항공권을 구매하면 500달러 차액은 항공사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기존 항공권보다 비싼 예약에 대해서는 추가 금액이 청구된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백신 출시 이후 크레딧을 사용해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소비자들은 “현금으로 환불해주지 않고 항공사가 강제로 크레딧으로 지급해줬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 측은 “특정 상황에선 고객 요청에 따라 여행 크레딧으로 전환해주고 있다”며 “본인이 해당 크레딧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엔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다만 고객들이 모든 크레딧을 쓸 수 있도록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해명했다.

프론티어항공은 크레딧 사용기한을 90일로 정해 놓아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는데도 출발 전 수하물 요금이 청구돼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프론티어항공의 한 고객은 “지난 3월 여행을 가려고 2월에 항공권을 예약하고 수하물 요금 133달러를 지급했다. 이후 (팬데믹으로) 티켓을 취소하고 크레딧을 지급받았는데, 만료 시기가 다가와 9월에 여행을 가려고 했더니 항공사 측에서 수하물 요금으로 144달러를 추가 청구했다. 9월 여행마저 내년 5월로 미뤘는데 나는 아무 곳도 가지 않고 수하물 요금으로만 250달러를 냈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제휴 항공사를 이용할 때 크레딧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도 고객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을 통해 카이로행 독일 루프트한자 비행편을 예약했다가 취소했던 한 고객은 유나이티드항공으로부터 받은 크레딧으로 다시 같은 항공편을 예약하려 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는 루프트한자 측으로부터 “유나이티드항공사의 운항만 예약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사우스웨스트항공과 델타항공, 아메리칸항공의 경우에는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다만 아메리칸항공의 경우 기존에 제공했던 바우처와는 달리, 팬데믹 이후 지급한 크레딧으로는 해당 고객 자신만의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도록 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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