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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극우언론, 한미관계 이간질?…"트럼프, 韓 원색 비난" 보도(종합2보)

김형욱 기자I 2017.09.07 19:07:50

후지TV "트럼프-아베 통화중 文대통령 거지 같다 말해"
청와대 "근거 없이 국제사회 공조 훼손"…강력유감 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 비난했다고 한 일본 극우매체 후지TV 뉴스 네트워크(FNN)의 보도. (출처=FNN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극우매체가 출처 불분명한 정보를 토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근거가 없다며 보도 내용에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일본 후지TV 뉴스 네트워크(F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아베 신조(安部晋三) 일본 총리와의 통화 중 한국이 군사적인 대북 위협에 미온적인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거지 같다(物乞いのようだ)’라는 원색적인 표현도 나왔다고 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동맹 관계인 한미 양국의 대북 기조에 이견을 보인 셈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한국) 정상을 제삼국(일본) 정상에게 원색적으로 비판했다는 점에서 외교 마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지TV는 또 이 한미 양국의 이견을 일본이 중재했다며 일본의 역할론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누군가 (한국에 군사적 압력의 필요성을) 전하지 않아면 안된다”고 말했고 아베 총리가 이에 따라 문 대통령과 통화했따는 것이다. FNN은 “미일 정상이 하루 두 번씩 통화한 내막에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력을 머뭇거리는 한국과 이를 답답히 여기는 미국 사이를 일본이 중재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발언을 담은 이 보도 자체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FNN은 자체 취재를 통해 확인됐다고 했을 뿐 출처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기사의 기본 요건인 사실 확인, 일본 총리실의 공식 답변이나 해명도 싣지 않았다. 다른 일본 매체 역시 보도하지 않았다. FNN 자체가 정·재계 우익을 받으며 논조 역시 극우 성향으로 한국에 대해 부정적 보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극우 경제매체 산케이(産經)신문 역시 계열사다.

한미 양국은 공식 채널 아래서 이 같은 갈등이 불거진 적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아베 총리는 물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전화통화 때마다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공조 아래 대북 제재·압력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해 왔다고 발표했었다. 미 백악관이나 일본 총리실도 그때마다 한국과 공감대를 이뤘다고 발표해 왔다.

청와대는 이날 후지TV 보도에 대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엄중한 안보 상황에 대응 중인 국제 사회의 공조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강력한 유감을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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