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수출 청신호..국내 완성차 5社 '첫 테이프' 잘 끊었다

박민 기자I 2024.02.01 18:36:51

1월 61만4732대 판매..전년比 5.5%↑
새해 들어서도 수출 호조 이어가
"5개사 중 3개사, 내수 판매 줄어"
GM한국, 수출 고속 질주 165.8%↑

[이데일리 박민 이다원 기자] 지난해 709억 달러라는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며 한국 경제를 지탱했던 완성차 업계가 새해 첫 달에도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호실적을 이어갔다.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 1월 국내외에서 61만대 넘게 판매하며 지난해보다 판매량을 5% 이상 늘리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요 둔화로 업황 둔화가 예상되지만 일단 첫 출발을 알리는 테이프는 순조롭게 끊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수보다 해외시장에서 선전”

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GM한국사업장, KG모빌리티(KGM), 르노코리아자동차 등 완성차 5개사는 1월 한 달 간 총 61만4742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보다 5.5% 늘어난 수준이다. 1월은 일반적으로 비수기로 꼽는 달임에도 선전했다는 분석이다. 이 기간 내수는 10만2719대로 2.3% 늘었고, 수출은 51만1754대로 6.2% 증가했다.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내수보다 수출에서 판매 강세를 기록했다.

업계 맏형인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외에서 전년보다 1.8% 늘어난 31만5555대를 판매했다. 시장별로는 내수 판매량은 4만9810대로 전년보다 3.3% 줄었지만, 수출에서는 26만5745대를 기록하며 2.8% 증가했다. 특히 싼타페가 하이브리드 인기를 바탕으로 단일 차종으로는 가장 많은 8016대가 팔렸고,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도 총 1만1349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기아는 총 24만4940대(특수차량 259대 포함)를 판매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4.2% 늘어난 수치다. 특히 대부분 업체가 수요 위축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내수 시장에서 쏘렌토와 카니발, 스포티지, 셀토스 등 RV(레저용차량)에 힘입어 높은 판매 성과를 거뒀다. 내수 판매량은 총 4만4608대로 전년보다 15.3% 늘었고, 수출은 20만73대로 2.0% 증가했다.

일명 르·케·쉐(르노코리아자동차·KG모빌리티·GM한국사업장)로 불리는 중견 3인방도 내수보다 해외에서 선전했다.

특히 GM한국사업장의 수출 성적은 그야말로 수직 상승 중이다. 1월 한 달간 총 4만300대의 수출을 기록하면서 전년보다 164.6% 급증했다. 이 기간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파생모델 포함)가 총 2만3703대 팔리면서 수출 실적을 견인했다. GM한국사업장 관계자는 “수출은 22달 연속 전년 동월 판매량을 뛰어넘으며 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183.4% 증가한 총 2894대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도 내수보다 수출에서 높은 판매 성과를 거뒀다. 1월 총 판매량은 9172대로 전년 동월(1만1003대) 보다 16.6%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내수 판매량이 3762대로 전년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탓이다. 반면 수출은 5410대로 전년 동월(3873대·CKD포함)보다 39.7% 증가했다. 지난해 9월(5514대)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5000대 판매를 넘어선 성적표다.

회사 측은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 토레스 전기모델 EVX 판매 증가와 함께 신시장 개척, KD(현지 조립형 반제품, Knock Down) 사업 등의 강화로 올해 수출 성적이 더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터키와 벨기에, 뉴질랜드 및 홍콩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토레스 EVX와 렉스턴 스포츠&칸 등의 판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5대 완성차 가운데 르노코리아는 유독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 몇 년간 신차 출시가 없어 내수와 수출 모두 가시밭길을 걷는 중이다. 올해 1월 1871대 판매에 그치면서 전년 동월(1만45대) 대비 81.4% 감소했다. 이 기간 내수 판매량은 22.3% 줄었고, 수출은 차량을 선적할 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97.1%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자동차 시장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장기화와 고금리 인해 전반적으로 수요 둔화가 예상되지만 각 업체마다 중저가 전기차와 신차를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해 수요를 불황에 맞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전기차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의 사업운영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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