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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 참석한 10여 곳의 다양한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표들은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가 올 연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는 데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쏟아냈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란 지난해 7월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 시행한 주52시간제의 적용 부담을 일정 기간 덜어주기 위해 30인 미만 사업장에 1주 8시간의 추가적인 연장근로를 허용한 제도다.
주형·금형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임권묵 아진금형 대표는 “우리도 3년 전부터 60시간씩 해오던 근무 시간을 52시간으로 줄였지만 중간에 수출 납기가 맞지 않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연장을 한다”며 “동종 업계 대표에게 의견을 물었는데, 수출 납기를 못 맞추거나 납품을 못 하면 페널티를 물기 때문에 이 제도가 일몰 되더라도 바쁘면 법 위반을 감수하고 근로 시간을 연장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임 대표는 “특별연장 신고를 하면 된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급할 때는 사장이 직원보다 더 바쁘게 일하는데 언제 시간을 내서 신고를 할 수 있겠느냐”며 “추가 연장근로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법적 제도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회사의 업무량 데이터를 보면 실질적으로 주 평균 50시간을 넘지 않지만 바쁠 때는 일을 해야하지 않겠느냐”며 “1년 평균으로 52시간을 지키는 전제조건하에 2년 정도 시행해보고 추가연장근로를 제도화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인력 부족 심화에 따른 생산성 저하를 우려하는 의견도 나왔다. 스타트업의 경우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한 사람이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지만, 정해진 근로 시간에 막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기억장치 제조업을 운영하고 있는 이숙영 컴트리 대표는 “중소 IT제조업체들은 8시간 연장추가연장근로제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납기일을 지킬 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연장근로 수당을 보존해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며 “만약 일몰이 된다면 인력 부족 심화로 인한 생산성 저하, 이에 따른 납기일 지체, 지체 잔금 발생 등이 발생할 것이다. IT개발업체들은 개발 완료 시점을 못 맞춰 심각한 경영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4년 차 스타트업을 운영 중인 김유재 파워플레이어 대표는 “스타트업들은 투자 유치도 힘든 상황에서 급성장해야 하는 미션을 갖고 있다”며 “인력 구하기도 힘들지만, 어렵사리 구했다 하더라도 보통 1명당 3개 이상의 업무를 해야한다. 정해진 근무 시간을 넘기지 않으면 그 역할을 하는 게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도가 일몰된다면 스타트업은 다 법을 어기는 사람이 되는 난감한 상황에 몰려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이영 장관은 이 자리에서 “최근 플랫폼 종사자가 늘어나고 코로나19로 외국인력 입국 규모까지 줄어들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인력난이 심화하고 있다”며 “거시 경제 측면에서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중고까지 겹쳐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돼 상황 호전 시까지는 8시간 추가연장근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업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과 추가연장근로 활용 실태를 세심하게 파악해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도가 연장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