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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공개 경매 방식으로 거래된 20세기 미술작품 가운데 최고가다. 이전 최고가는 2015년 1억7940만달러(약 2286억원)에 팔린 파블로 피카소의 ‘알제의 여인들 (Les Femmes d’Alger)’이었다.
‘샷 세이지 블루 마릴린’이라는 작품 제목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워홀은 마릴린 먼로가 세상을 떠난 지 2년 뒤인 1964년 영화 ‘나이아가라’(1953) 포스터 사진을 본떠 실크 스크린 기법으로 초상화 연작을 제작했다.
작품이 완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행위예술가 도로시 포드버가 워홀의 스튜디오를 방문해 벽에 초상화 작품들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다. 워홀은 포드버가 사진을 찍으려는 줄 알고 부탁을 들어줬는데 포드버가 갑자기 권총을 꺼내 작품에 발사했다. 연작은 각기 다른 배경 색을 가진 다섯 점으로 구성돼 있는데 두 점은 파손됐고 세 점은 무사히 남았다. ‘샷 세이지 블루’는 이때 파손되지 않은 작품 가운데 하나이며 이 사건으로 제목에 ‘샷(shot·발사)’이 붙었다.
‘토마스·도리스 암만 스위스 재단’은 이 작품을 1980년대 초부터 소유하고 있다가 지난 3월 크리스티 경매회사에 팔았다. 재단은 수익금 전부를 세계 어린이들의 교육과 의료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