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는 이날 도청 상황실에서 개최된 경기도 기업규제 발굴·지원 간담회에서 “기술혁신으로 산업의 양태가 과거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행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오히려 장애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원래 규제라고 하는 것이 우리 공동체 공동선을 위한 정부의 통제인데 어느 순간에 규제 자체를 위한 규제로 고착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런 안타까운 현실을 규제샌드박스로 돌파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규제샌드박스가 효용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현장에 있는 기업인의 대다수가 부당한 시스템을 통해서 부당하게 과도한 이익을 얻어 보겠다는 사람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대다수의 경제인들은 경쟁할 수 있는 합리적 토대를 만들어 달라고 바란다. 이들이 훌륭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들이 박탈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용만 회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업에게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법과 제도는 그다지 바뀌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는 한 두명의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 경기도에서 샌드박스 전담조직을 만들어 지원해주시니 감사한 마음”이라며 “긴밀히 협력해서 신산업의 효시가 될 사업을 발굴할 수 있길 기대하고 경기도 전역이 새로운 산업이 싹을 틔우는 모범지역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경기도 규제샌드박스 활성화 사업의 지원을 받은 기업인들은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경기도에 바라는 점을 자유롭게 털어놓았다.
박찬표 돔아일랜드 대표는 “규제특례를 받은 뒤 전국 지자체 캠핑장 담당자를 만나 제품에 대한 설명을 하지만 규제특례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경기도에서 담당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공문을 만들어 배포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칠링키친의 함현근 대표는 “푸드트럭이 위생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경기도 주요 시군에 공유주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이런 제안들에 대해 “제안해 주신 내용들에 대해 더 연구하고 개선해보겠다”며 “규제 합리화를 위해서는 공무원들의 열정이나 선의의 의지도 매우 중요한데 새로운 모범을 경기도에서 같이 만들어가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간담회에 이어 이 지사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준 경기도 경제과학진흥원 원장과 ‘경기도기업규제 발굴?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이들 기관은 △경기도내 규제애로기업 발굴 △규제애로 해소를 위한 기업 컨설팅, 규제개선 건의, 규제특례 신청 △규제특례 신청 기업을 위한 해당 지방자치단체 협의 지원 및 승인기업에 대한 사후관리·지원 △협약기관의 협업방안 및 신사업 발굴 등에 대해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협약은 기업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마음껏 실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일정기간 동안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시켜주는 규제샌드박스 제도 활성화를 위해 마련됐다.
규제샌드박스는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과 서비스 분야의 규제체계를 ‘우선허용-사후규제’ 체계로 전환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기업의 혁신 생태계를 새롭게 개편하고자 지난해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려는 기업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부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도내 중소기업은 제도를 활용하고 싶어도 신청서 작성부터 어려움을 겪어 실제로 제도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지자체 최초로 규제샌드박스 단계별 지원 프로세스를 구축해 신청 전 접수 컨설팅부터 승인 후 실증비용 지원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8월말 기준 총 33건의 컨설팅이 추진됐고 6개 기업이 정부 규제샌드박스를 통과해 실제 사업이 가능하게 되는 성과를 냈다.
현재 대한상공회의소는 ‘샌드박스 지원센터’를 통해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도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협력해 보다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해 도내 규제 애로 기업을 적극 발굴·지원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