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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전쟁에 맥 못추는 亞증시…관세 검토에 '화들짝'

김경민 기자I 2018.08.02 17:49:47

미국의 중국 수입품 관세 10%→25%에 亞증시 줄줄이 하락
중화권 증시 하락폭 커…당분간 미중 무역전쟁에 예민할 듯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좀처럼 해결 물꼬를 트지 못하면서, 세계 주식시장이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미국이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 상향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무역전쟁이 예상보다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 중국에 압박수위 높이는 미국…화들짝 놀란 亞증시

2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 내린 2768.02를 기록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3% 이상 급락했으나, 장 막판 가까스로 낙폭을 줄였다. 선전종합지수도 2.4% 내린 1512.04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03% 내렸고,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도 각각 1.6%와 1.12% 하락률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시장에서 전날 순매수 행진을 보였던 외국인은 이날 다시 470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3750억원을 순매도했다.

증시에 악재가 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공격이었다. 백악관 고위관리는 이날 미국 증시 마감 직후 이미 예고한 3차 관세 폭탄 부과대상인 2000억달러(약 223조4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적용할 관세율을 애초 10%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소식은 전날에도 일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지만, 백악관 관계자가 직접 확인 도장을 찍으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확인하면서 “중국이 취해야 하는 구체적인 변화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며 “유감스럽게도 중국은 해로운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 대신 불법적으로 미 근로자들과 농민, 목축업자, 기업 등에 보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으로 중화권 증시가 특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지난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동성 공급 확대 등 부양책을 내놓을 것을 시사했다는 소식도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지 못했다.

◇ 중국 반발에 싸움 장기화 우려…물밑 협상 결과에 ‘촉각’

미국의 25% 관세 확대 소식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세계 1, 2위 경제 대국 간의 싸움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압박과 엄포는 소용이 없을 것”이라면서 “미국이 수위를 높이면, 중국도 반드시 반격해 스스로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두 나라는 이미 지난달에 각각 340억달러 규모 상대국 수입품에 25% 관세율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16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같은 관세율을 붙이기 위한 검토가 지난달 말로 끝나 언제든 추가 공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두 나라가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한 대결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주식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엑센셜 웰스 어드바이저스의 팀 커트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무역마찰이 길어지면 시장과 기업에 미치는 타격은 더 커질 것”이라면서 “최근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수출국들의 제조업 지표 성적이 부진한 점도 무역 전쟁의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물밑 협상을 재개한 두 나라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이런 와중에 두 나라가 극적인 화해를 하게 된다면, 증시 분위기가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전날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 측 실무진들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한 물밑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US뱅크 웰쓰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배엘 연구원은 “충돌이 격화할수록 주가에 더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두 나라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당분간 증시는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중 무역전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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