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딸깍 소리나며 안펴지는 손가락 '방아쇠수지 증후군'

이순용 기자I 2018.03.12 19:02:54
[이원영 바른세상병원 수족부클리닉 정형외과전문의] 주부 이모(46)씨는 손가락을 움직일 때 뻑뻑한 느낌이 들었고, 구부렸다 펼 때 불편함이 있었다. 며칠 전에는 손가락이 구부러진 채로 완전히 펴지지 않아 반대 손으로 잡고 펴야 했다. 혹시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닌가 싶어 덜컥 겁이 나 병원을 찾았는데 ‘방아쇠수지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루 종일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지 않는다는 고등학생 김모(17)양은 얼마 전부터 검지 손가락을 구부리릴 때 뻑뻑한 느낌이 생겼고, 약간 힘을 주면 ‘딸깍’거리는 소리와 함께 잘 펴지지 않는 증상이 발생했다. 김양 역시 방아쇠수지 증후군 진단으로 치료를 받았다.

최근 스마트폰이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방아쇠수지 증후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손가락의 과도한 사용이 원인으로 요리사나 운전기사 등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 종사자들에게 주로 발생한다. 특히 노화와 함께 여성 호르몬의 변화 등으로 인해 40~60대 중년 여성에게 자주 나타난다. 그런데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관련 질환이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방아쇠수지는 손가락을 구부릴 때 느낌이 총의 방아쇠를 당기는 것처럼 딸깍거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뭔가 걸리는 느낌과 함께 딸깍하는 소리가 난다. 심해질 경우 구부러진 상태로 손가락을 펴기 힘들어진다. 아침에 일어날 때 손가락이 완전히 펴지지 않아 반대쪽 손으로 굽혀진 손가락을 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펼 때 사용되는 힘줄은 섬유형 터널인 활차를 통과한다. 이 활차가 선천적으로 너무 좁거나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힘줄의 일부분이 두꺼워진다. 이 때문에 손가락 힘줄이 활차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통증과 함께 움직임에 제한이 생기는 방아쇠수지가 발생한다.

질환이 가벼운 초기 단계에는 냉찜질이나 약물, 주사치료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펼 때 바로 펴기 힘들고,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걸리는 느낌이 들 정도가 되면 스테로이드 국소주사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할 경우 활차를 약간 절개하고 힘줄이 움직이는 통로를 넓혀주는 수술로 해결해야 한다.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다 불편한 증상이 발생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손가락의 반복적인 사용을 해야 할 경우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손목 및 손가락 스트레칭으로 긴장감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