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서울에서 밀려난 무주택자들의 설 곳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주택임대차보호법3법 시행에 전세 물량 수급불균형이 심화한 데 따른 것으로 전세가율 상승이 집값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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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서울·인천·경기) 아파트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지난 1년간(2020년6월~2021년6월) 3억7035만원에서 4억5887만원으로 올라 23.90%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신축 아파트 전셋값은 같은 기간 7억6860만원에서 9억61만원(17.17%) 올랐고 경기도는 3억4629만원에서 4억6732만원(34.95%), 인천은 2억9492만원에서 3억8926만원으로 상승했다.
경기도 전셋값은 하남, 남양주시 등 3기 신도시 위주로 큰 폭 오른 가운데 1기 신도시 전셋값도 집값 턱밑을 추격하고 있다.
KB리브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을 보면 경기 하남시는 작년 6년부터 올해 5월까지 3.3㎡(평)당 아파트 전셋값이 1327만원에서 1862만원으로 40.31% 올랐다. 남양주시도 같은 기간 평당 854만원에서 1183만원으로 38.52% 상승했다. 고양시 역시 1026만원에서 1325만원으로 29.14%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실거래가에서는 서울과의 접근성과 주건환경·학군을 두루 갖춘 1기 신도시들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묘향롯데(전용면적 102㎡) 아파트는 지난 5일 6억4000만원에 계약됐다. 집값(7억원·6월29일 계약) 대비 전세가율은 91.42%에 이른다. 이 단지의 전셋값은 지난 달만해도 5억원에 거래됐지만 한 달 새 1억4000만원이 껑충 뛰었다.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향촌현대4차(전용 85㎡)는 지난 달 10일 9억3000만원에 전세 계약됐다. 전달 대비 4억원 가량 올랐다. 같은 날 11억5000만원에 매매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전세가율이 80.87%에 이른다. 이 단지는 현재 전세 물건이 없다.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동 탄현16단지풍림(전용 60㎡)은 지난 2일 3억원에 전세 계약되면서 최근 매매가 2억9500만원(6월25일 거래)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세값 상승이 임대차3법에 따른 영향으로 보고 향후 높은 전세가율이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도 전셋값 상승은 서울에서 밀려난 수요에 더해 임대차3법 영향과 종부세 대상 주택이 늘어나면서 전세 물량을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면서 전세물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탓이 크다”고 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임대차3법 영향으로 신규 전셋값은 계약갱신을 감안해 높여 부르면서 전셋값이 큰 폭 오르고 있고 전셋값 상승은 하반기 집값 상승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