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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북미 실무협상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발표할 실무협상 일정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북미 정상은 2~3주내 실무 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판문점 회동 이후 3주째가 다 되어가도 가시화된 것은 없다. 협상 대표로 미국에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북에선 김명길 전 베트남 대사가 사실상 확정 됐지만 일정과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미국은 지난주 북측에 실무협상을 갖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최근 미국이 유연한 태도를 보이며 북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은 앞서 비건 대표가 ‘포괄적 합의·포괄적 이행’에서 한발 물러나 북한이 요구해온 ‘단계적 이행’ 가능성을 시사한데 이어 지난 12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이 요구하는 안전 보장이 갖춰지도록 확실히 해야한다”면서 북한의 비핵화 상응 조치로 ‘체제보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북미 실무협상이 지연되는 것을 두고, 물밑접촉 과정에서 북미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15일(현지시간) 션 해니티 라디오 쇼에서 “북한이 처음에 없던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테이블에 오기를 기대한다”면서 “우리도 좀 더 창의적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최근 유연한 태도로 보이고 있는 만큼 북한 역시 지난 2월 하노이 정상회담 때보다 진전된 입장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개념 및 비핵화 합의 이행과정에 대해서 이견을 보였다.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와 포괄적 합의를 통한 로드맵을 도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를 시작으로 단계적 비핵화 합의를 이뤄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하노이 회담의 실패를 고려했을 때 북한이 이를 만회할만한 구체적인 성과가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간 기존 입장은 다 알려져있다”면서 “실무접촉이 임박한 상황에서 저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없으면 한 발짝 더 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말하는 것 아니겠나. 북한 측에 양보안을 가져오라는 의미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상간 합의 사항이라는 점에서 예정보다 늦춰질 수 있겠지만 조만간 실무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양측 외교장관 간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진전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 했을 때 늦어도 다음주 중에는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정상간의 합의사항이기 때문에 열리는 것에 대해선 확실하다. 7월 하순 중에라도 열릴 수 있다”면서 “북한의 경우 김일성 사망 25주기 끝났고, 서로 실무회담 대표도 통보했기 때문에 열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