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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M 정상회의는 아시아·유럽 51개국 정상과 유럽연합(EU), 아세안(ASEAN) 등 2개 지역협의체 대표가 참석하는 다자회의로 2년마다 개최된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P4G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유럽 순방국은 프랑스, 이탈리아, 교황청, 벨기에(EU), 덴마크 등 5개국이다. 프랑스는 국빈방문, 이탈리아는 공식 방문이다. 유럽순방의 하이라이트는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이다.
취임 이후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4강 외교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유럽 공략에 나선 셈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G20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독일순방에 나선 바 있지만 이는 베를린구상 발표, 한중 정상회담, 한미일 정상회담 등 한반도 문제가 주요 이슈였다.
◇마크롱 대통령과 취임 이후 두 번째 정상회담…파리문화행사에 BTS도 참석
문 대통령은 우선 13일 오전 서울을 출발해 같은날 오후 파리에 도착한 뒤 첫 일정으로 동포만찬간담회를 열고 국익증진과 양국관계발전 가교 역할을 하는 동포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 이어 현지시간 14일에는 한불 우정 콘서트에 참석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글로벌 아이돌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BTS)도 참석한다. 15일에는 국빈방문 첫 공식행사로 프랑스 개선문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후 무명용사묘 헌화에 이어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한·프랑스 정상회담은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G20정상회의 참석 계기로 첫 회담을 가진 데 이어 두 번째다. 오후에는 프랑스 하원의장과 면담을 갖고 저녁에는 마크롱 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프랑스 방문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프랑스 관례에 따라 파리시청 리셉션에 참석한 뒤 기념 서명과 촬영 일정을 가진다. 이어 한불 비즈니스리더 서밋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기업인들을 격려한다. 이어 프랑스 총리와 오찬회담, 유네스코 사무총장 접견을 마지막으로 프랑스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프랑스 국빈방문과 관련, “우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의 외교안보분야에서의 전략적 행보를 강화하는 한편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자동차 등 신산업 분야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중점 협의해 양국의 기존 우호관계를 넘어 명실상부한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는 기반을 단단히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18일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이탈리아와 4차산업혁명·중소기업 협력 모색
문 대통령은 프랑스 방문을 마치고 현지시간 16일 오후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한다. 문 대통령은 17일 공식방문 첫 일정으로 세르지오 마테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의 면담에 이어 주세페 콘테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성베드로 성당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 참석한다. 특히 교황청 국무원장이 미사를 직접 집전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며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교황청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미사 이후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연설을 할 예정이며 성베드로 성당 국무원장과 만찬도 할 예정이다. 이어 18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이어서 교황청 국무원장과 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교황을 만나 지난달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급했던 방북 초청 의사도 전달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탈리아 공식방문과 관련, “한·이탈리아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새롭게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4차산업혁명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협력은 물론 이탈리아가 보유한 우수한 첨단기술, 디자인, 소프트웨어와 우리가 보유한 상용화 능력을 호혜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토대”라면서 “특히 이탈리아가 세계적 강점을 가지고 있고 우리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중소기업분야에서의 협력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벨기에서 ASEM정상회의서 기조연설…덴마크서 P4G연대회의 참석
문 대통령은 프랑스, 이탈리아 방문에 이어 18일 오후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한다. 다음날인 19일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동반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ASEM 정상회의에 참석, 선도발언을 통해 △다자무역 질서에 대한 지지 △포용적 경제성장 △경제 디지털화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비전을 설명한다. 이어지는 업무오찬 세션에서는 모두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평화를 위한 정세 변화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정책과 노력을 밝힌 뒤 폐막식에 참석한다. 폐막식 이후에는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장클로드 융커 집행위원장과 한·EU 정상회담을 가진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후 유럽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한다. 20일 제1차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P4G) 회의에 참석해 기후변화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민간 협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아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덴마크 여왕과의 면담,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총리와의 한·덴마크 정상회담을 마지막으로 유럽순방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P4G 회의는 올해 첫 회의로 당초 11월 개최 예정이었는데 우리 대통령의 참석을 원하면서 주최국인 덴마크가 일정을 바꿔 아셈회의 시간에 열리게 됐다”며 “8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석해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를 주제로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남관표 안보실 2차장 “EU 회원국에 한반도 비핵화 노력 설명하고 지지 확산”
남관표 안보실 2차장은 이번 유럽순방과 관련, “남북·북미정상회담 등을 통해 한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평화를 향한 긍정적인 정세 변화를 설명하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에 있어 평화적 해결 원칙을 견지해 온 EU 회원국들의 그간의 지원에 대한 사의를 표명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와 지지를 더욱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경제와 과학기술 분야 선진국인 유럽 국가들과 미래 신산업을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에 공동 대응 등 미래지향적 실질 협력 추진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이번 방문국들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중소기업 분야에서의 협력도 적극 모색할 예정이다.
남 차장은 “제12차 ASEM 정상회의에서는 한반도 정세와 함께 포용적 경제성장과 경제 디지털화 등 경제와 사회 발전에 관한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공유할 예정”이라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덴마크에서 개최되는 P4G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기후변화, 환경과 같은 글로벌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우리의 위상을 제고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