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그린벨트 해제 신중해야...정부와 잘 논의하겠다”

정병묵 기자I 2018.09.11 16:33:25
박원순 서울시장이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환경포럼에서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서울시 정책’을 주제로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 관련 “극도로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과는 여전히 배치되지만 ‘절대 불가’를 외쳤던 과거와는 다소 달라진 모습이다.

박 시장은 11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KEI 환경포럼 강연자로 나서 그린벨트 해제 관련 서울시의 입장을 묻는 방청객 질문에 “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삶의 질에 대한 시민들의 욕구는 늘어나고 있다”면서 “그린벨트는 미래를 위한 중요한 문제로 중앙정부와 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는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뜨거운 화두 중 하나다. 지난 달 27일 국토교통부는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추진 및 투기지역 지정 등을 통한 시장안정 기조 강화’ 대책을 밝히면서 서울 수도권 내 공공택지 14곳을 추가로 개발해 24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현재 국토부는 서울 시내와 외곽 등지에서 공공택지로 활용할 수 있는 땅을 물색하고 있다.

그간 서울시는 국토부가 신혼희망타운을 조성하기 위한 서울 지역 그린벨트 해제 요청에도 난개발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며 거부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중론’을 펼치면서 기존과는 다소 달라진 입장이다. 지난 7월 박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째 개발’ 발언 이후 서울 집값이 치솟은데 따른 책임론이 불거진 데다 정부와 여당이 합세해 ‘주택 공급’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이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이날 또 서울 집값 상승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 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기금도 있고, 1100조원 가량 유동자금을 활용해 국공립 임대주택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또한 용산 개발과 관련해서는 “용산공원은 우리가 100년 만에 돌려받는 성지로 함께 지켜야 하는 곳”이라며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용산공원 자리에 건물을 짓겠다고 했으나 서울시가 반대했고 그 약속을 잘 지켜왔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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