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올해 1분기 벤처투자조합 결성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배 늘었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를 비롯해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사다리), 연기금 등 기관 출자가 늘면서 조합 결성 규모가 중·대형화했기 때문이다.
26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올해 1분기에 새로 결성된 벤처투자조합은 27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7개)에 비해 59% 늘었다고 발표했다. 결성금액도 8811억원으로 전년동기(3308억원)대비 166% 증가했다. 조합당 평균 결성금액은 326억원으로 최근 5년간 1분기 평균 조합결성금액인 308억원을 웃돌았다.
이처럼 조합규모가 커진 이유는 대형 기관들의 출자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총 결성금액만 1500억원으로 국내 벤처투자조합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조성된 ‘KB-솔리더스 글로벌 헬스케어펀드’가 대표적이다. 보건복지부는 모태펀드를 통해 300억원을 출자했다. 산업은행과 국민연금 등이 출자해 만든 815억 규모의 ‘LB글로벌익스팬션투자조합’과 한국IT펀드(KIF)가 출자해 만든 700억원 규모의 ‘2015 KIF-IBKC/SBI 세컨더리 IT전문투자조합’도 1분기 신규 결성조합 중·대형화를 이끌었다. 신규투자 역시 257개사 3651억원으로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바이오·의료 분야가 830억원(22.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ICT서비스 723억원(19.8%), 전기·기계·장비 563억원(15.4%)가 뒤를 이었다. 벤처캐피털(VC)별로 보면 한국투자파트너스가 315억원(16개사)으로 1분기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172억원(8개사), 미래에셋벤처투자는 158억원(12개사)을 투자했다. 5곳에 144억원을 투자한 에이티넘과 4개사에 140억원을 투자한 IMM 등 상대적으로 재원이 풍부한 회사들이 높은 투자실적을 기록했다.
VC들이 1분기에 회수한 금액은 총 2255억원으로 전년동기(2205억원)대비 2.3% 늘었다. IPO를 통한 회수가 33.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장외매각 및 상환(32.0%), 프로젝트(29.2%)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2016년 1분기 신규상장 기업 7곳 중 5곳에 VC가 투자한 회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