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 숨통 트일까…64시간 특별연장근로 3→6개월 확대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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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I 2025.03.11 16:40:02

R&D 직군 '주64시간 특별연장근로'
법 개정 대신 행정지침 개정 검토
3개월씩 4번→6개월씩 2번 인가식
업계 "임시방편..정부 규제는 동일"

[이데일리 서대웅 김형욱 김정남 기자] 정부가 반도체 연구개발(R&D) 직군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을 위해 국회 입법이 아닌 행정지침 개정에 나선다. ‘주 64시간 특별연장근로’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안을 검토한다.

여야가 갈등하며 반도체특별법이 입법에 난항을 겪자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부터 선제적으로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임시방편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1일 경기 성남시 판교 동진쎄미켐 R&D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연구개발 근로시간 개선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문수 “행정지침 개정, 한달 안 걸려”

1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고용부는 특별연장근로 등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해 반도체 업계가 사용할 수 있는 여러 제도에 대한 행정지침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특별연장근로는 불가피하게 법정 연장 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해야 할 경우 근로자 동의 및 고용부 장관의 인가 절차를 거쳐 주 64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연구개발을 사유로 1회, 최대 인가 기간은 3개월 이내이며 최대 3번 연장할 수 있어 총 12개월이 가능하다.

하지만 고용부 인가 서류가 복잡하고 근로자 동의를 받기가 어려운 등 요건이 까다로워 연구개발로 인한 사용은 저조한 상황이다. 반도체업계 한 인사는 “특별연장근로는 노사 간 합의와 불가피한 사유, 고용부 사전 승인 등을 전제한 제도”라며 “이 제도를 잘 활용했다면 주 52시간제 예외 도입을 요청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1회 최대 인가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1회 최대 인가 기간을 6개월로 하고 한차례 연장해주는 식이다. 이는 국민의힘에서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해 제시한 절충안과도 맞닿아있다.

김문수 고용부 장관은 이날 경기 성남 판교 동진쎄미켐 R&D센터에서 열린 ‘반도체 연구개발 근로시간 개선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현행 1회 인가, 3개월은 R&D 성과가 나오기엔 짧은 기간”이라며 “6개월 정도면 기업도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입법은 오래 걸리지만, 이 부분은 행정조치여서 오래 걸리지 않는다. 한 달도 안 걸릴 수 있다”고 했다.

“특별연장근로 개선 추진, 임시방편”

더불어민주당 역시 특별연장근로 활용 확대를 반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주 52시간 예외 조항이 불필요한 근거로 특별연장근로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경영계 반응은 다소 뜨뜻미지근하다. 특별연장근로를 손보는 게 마냥 손 놓고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현실적으로 얼마나 개선될지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 규제하에 있다는 점은 같다”며 “왜 업무량이 갑자기 증가했는지, 왜 꼭 연장근로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증명을 서류로 해야 하는 점이 사라지지는 않을 텐데, 그럴 경우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사항은 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정부가 연장근로 관리를 현재 주 단위에서 월 단위 혹은 분기 단위로 바꾸는 안까지는 검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근로 관리 단위 변경은 민주당 눈치를 보느라 쉽사리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나온 기업 인사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은 “늘 납기를 고려해야 하는데, 근로시간 규제로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고 했다. 안태혁 원익IPS 대표이사는 “반도체는 속도가 핵심이어서 특정 시기가 필요하다면 6개월 정도는 노사가 합의해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반도체 전쟁은 기술 전쟁이고, 기술 전쟁은 결국 시간 싸움”이라며, “미국·일본·대만은 국운을 걸고 반도체 생태계 육성 중이고, 중국은 우리 주력인 메모리를 턱밑까지 추격해 온 상황에서 우리 반도체 업계만 근로시간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현실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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