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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외부 개입시 전격 대응”…미 “러 테러지원국 검토”

방성훈 기자I 2022.04.28 15:56:23

"외부 개입 관련해선 이미 결정…모든 수단 갖춰"
핵무기·사르맛 등 암시하며 "필요시 사용할 것"
블링컨 "러 테러지원국 지정 검토중" 재확인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확대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외부 개입이 있을 경우 전격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거듭 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CNBC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의회 의원들을 상대로 연설을 진행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국가들이 현재 진행중인 사안(전쟁)에 개입하고, 러시아에 용납할 수 없는 전략적 위협을 조성하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개입에 대해선 전격(lightning-quick) 대응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이(외부 개입)와 관련해선 모든 결정이 이미 내려져 있다. 우리는 다른 누구도 가질수 없는 모든 수단을 갖추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수단을 갖고 있다고 자랑하진 않겠지만 필요시 그것들을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겨냥한 발언으로, 핵무기, 특히 지난 20일 첫 시험발사에 성공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RS-28 ‘사르맛’(Sarmat)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르맛은 10개 이상의 핵 탄두를 싣고 지구 어느 곳이든 1시간 내에 타격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외에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유에 대해 “돈바스 지역 주민들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의 모든 과제는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며 성공을 자신했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미 국무장관이 특정 국가 정부가 ‘반복해서 국제 테러 행위를 지원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해당 국가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예산안 관련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테러를 가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다만 “문제는 우리가 테러지원국 지정에 필요한 법적 요구사항을 확실하게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행위가 테러지원국 지정을 위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가 아직 불분명하다는 얘기다. 블링컨 장관은 “법률 전문가들의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 정부는 대(對)러시아 방산 수출 금지, 대외원조 제한 등의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 현재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나라는 북한, 쿠바,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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