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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유니콘기업 흐름은 핀테크와 소프트웨어, 인공지능 분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과감한 규제혁신이 필요합니다.” (나수미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국내 벤처투자실적 등 ‘제2 벤처붐’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초기 벤처투자 활성화와 기업가정신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벤처붐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핀테크·소프트웨어 등 혁신 산업 분야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9일 중소기업연구원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코로나19 전후 한국 벤처붐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벤처기업협회·한국벤처투자·중소벤처기업정책학회·기업가정신학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열기가 이어지는 국내 창업생태계를 진단하고, 이를 보다 튼튼하게 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용진 서강대 교수는 제2 벤처붐 배경에 ‘제1 벤처붐’ 붕괴 이후 정부가 추진한 ‘벤처 건전화’ 정책과 모태펀드 조성, 창업기획자(AC) 육성 등 민간 중심의 제도 정비가 주효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여전히 초기 벤처기업들의 규모가 작고, 기업가정신 교육 수준이 선진국 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점을 과제로 지적했다. 그는 “자본금 규모가 5000만원 미만인 기업이 전체 벤처기업의 38%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열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로 효과가 나는 개발투자보다 기초연구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연구소나 대학교 등 창업보육 과정을 거치거나 분사·계열사 방식으로 창업한 비율은 전체 0.2%에 불과하다”며 창업 경로가 협소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제2 벤처붐을 지속하기 위해 △기업가정신 교육 고도화 △연구개발 전문인력 양성 △초기 벤처기업 투자경로 다양화 △글로벌 연계성 확보 등 4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기업가정신 프로그램은 진로교육 일환으로 진행해 기업가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기엔 부족하다”며 “투자와 기업가교육을 연결하는 등 실질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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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쇄 창업자’를 육성하는 창업생태계를 만들어야 유니콘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야놀자, 쿠팡 등을 창업한 기업가들은 앞서 창업해 실패하거나 ‘엑시트’(Exit·회수) 경험이 있다. 나 연구위원은 “성공과 실패와 관계없이 창업 경험이 있는 인력이 창업생태계에 머무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실패자의 재취업이나 재창업 네트워킹 알선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기술 기반 유니콘기업 탄생은 향후 산업생태계 변화를 주도할 중요한 과제다. 해외 자본 투자를 포함한 장기적인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며 “바이오 등 특정 기술 분야는 모태펀드에 10년 이상 장기펀드로 설정해 지원토록 하고, 공적 성격을 가진 VC가 고위험 미래기술 분야 투자를 선도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토론자들은 국내 벤처업계 양적 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질적 성숙을 위해서는 생태계가 선순환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병학 한국벤처투자 본부장은 “모태펀드가 출자한 펀드의 70%는 민간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며 “이들은 수익성을 바라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뿐만 아니라 회수시장 활성화에 대한 부분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춘우 서울시립대 교수는 “기업가정신을 토대로 한 재도전 지원책이나 인수합병(M&A) 기회 제공 등 선순환적 창업생태계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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