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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15일 규제 ‘끝장판’인 부동산 매매 허가제를 언급했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강남 지역을 명확한 타겟으로 지목하며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강기정 정무수석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특정 지역에 대해서, 정말 비상식적으로 폭등하는 지역에 대해서는 부동산 매매 허가제를 둬야 된다는 발상도 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부동산을) 투기적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에게는 매매 허가제까지 도입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이런 주장에 우리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집값 ‘원상회복’ 발언을 염두에 둔 것이다. 문 대통령은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단순히 더 이상 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만 목적이 아니라 일부 지역은 위화감을 느낄 만큼 그런 급격한 가격 상승이 있었다”며 “그런 급격한 가격 상승들은 원상회복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수석은 “대통령께서 부동산이 너무 상식 이상으로 폭등하다 보니까 다시 좀 끌어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말씀하신 것 같다”고 풀이했다.
강 수석은 지난해 12월 16일 발표한 부동산 대출규제보다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지금 9억 이상에 대해서, 15억 이상에 대해서 두 단계로 제한을 두고 있는데 대출 제한을 더 낮추는 문제도 고민을 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 공시가가 올라가면 보유세가 사실상 더 올라가는 상황으로도 가기 때문에 그 점도 필요하다. 특히 전세가가 오르는 것에 대한 대책도 좀 추가로 준비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같은 날 김상조 정책실장은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강남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1차적 목표”라며 “우리나라의 전체 주택이 2000만호고 공동주택이 1340만호, 아파트만 1000만호가 넘는다. 이 모든 아파트 가격을 다 안정화시킨다고 하는 것은 정책적으로 불가능한 목표”라고 밝혔다. 김 실장의 이 발언도 문 대통령의 전날 기자회견 발언에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강력한 규제정책 외에도 공급 정책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그는 “규제 일변도로 가는 것은 아니다”며 “결국 자산시장도 장기적으로는 수요와 공급, 공급 대책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도시를 포함해서 또한 서울시 내의 여러 가지 가로정비사업이나 중공업 지대 등등의 공급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부분과 관련해서 오늘 오후 서울시와도 협의를 하고, 조만간 정부가 이 부분에 관해서도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초강력 규제인 매매 허가제가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기정 수석의 부동산 매매 허가제 발언은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말한 것”이라며 “정책으로 반영되려면 보다 정교한 논의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