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준우 PD] 미국 상원 재정위원장 출신인 맥스 보커스 전 중국주재 미국대사는 12일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 연사로 나서 “한국과 미국의 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의 핵포기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대한민국,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의 이번 포럼의 첫 번째 세션에서 보커스 전 대사는 “북한 입장에서도 핵무기나 미사일이 국제적인 지위를 보장하고, 체제의 안정을 보장해준다”며 “만약 이를 잃을 경우 권력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해답은 중국에 있다”며 “중국은 한국-미국-북한 사이의 협상에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장기적, 전략적으로 협상에 개입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보커스 전 대사는 6선 상원의원 출신으로, 상원 재무위원장 시절 한국을 비롯해 호주·싱가포르 등 11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상원 통과를 주도했으며 아시아 국가 가운데 중국과 관계가 깊다.
이어진 두번째 세션에서는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한국연구국장과 저우쿠이 중국 커뮤니케이션대 교수, 미치시타 나루시게 일본 정책연구대학원대 교수,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가 각 나라를 대표해 한 자리에 모여 ‘미·중·일·러 난상회담: 롤러코스터 올라타기’라는 주제로 각 국의 입장에서 바라본 한반도 문제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렸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지난 반세기 줄다리기를 해온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노림수는 제각기 갈리면서도, 비핵화에 따르는 경제적 이득을 노린다는 점에선 4개국의 입장이 같았다.
저우쿠이 중국 커뮤니케이션대 교수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무역분쟁으로 불편해진 미·중 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미·중 마찰이 지렛대로 활용될 것이고 대책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평화와 번영, 그 불편한 공존’을 주제로 이어진 ‘포럼 인 포럼’에서는 방송인 박종진의 사회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북한 안보전문가가 참석해 보수와 진보의 시각을 가진 패널들이 한반도 평화가 경제적 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김씨 왕조 체제의 안정을 위해 핵을 개발해왔기 때문에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당장 몇년 안에 비핵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현 정권의 공언은 불가능하다.”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또한 한반도의 정세와 관련해서는 위기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 정부 들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됐다는 점에서 위기가 많았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외부의 위기는 우리 단독적인 힘으로 극복하는 데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면서 “최소한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반영하면서 의견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