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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세션으로 구성된 심포지엄은 의료대란 발생 배경을 살펴보고 정부 정책의 주요 이슈 등을 논의했다.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맹점에 대해서 분석했고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의사 수 추계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전공의 수련 제도의 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발표를 맡았다.
4번째 세션으로 진행된 ‘2024 의료대란: 그 시작과 과정에 대해’에서는 서울대 의대 학생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의 발언도 있었다. 이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각각 휴학계와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소통 방식과 의료개혁 진정성 부재’를 지적했다.
학생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나선 김민호 서울대 의대 학생회장은 “정부는 의대생들의 생각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지 않다”며 “현 사태는 정부의 소통과 신뢰의 부재, 독선과 오만의 파국”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는 초기 진단 과정부터 같이 되짚어 봐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안임에도 정부는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를 향해 “전공의가 자부심과 긍지로 일할 수 있는 환경, 기피 과를 소신껏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수십 명의 전공의과 함께 교수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박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화답했다.
반면 의료 소비자 관점을 알아보기 위해 마련된 5번째 세션에서는 의료계 의견과는 배치되는 목소리가 나왔다. 환우회 대표로 참석한 안상호 선천성심장병 환우회 회장은 “환자들은 의료 공백으로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바라는 것은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지 않는 것, 의정 갈등에 환자들 생명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새우는 고래의 볼모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정부와 의료계 갈등에서 환자들이 볼모가 되고 있단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안 회장은 또 “환자 단체는 의료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싶다”며 의정갈등에서 환자 단체 참여를 제안했다.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 상임대표도 의료 소비자를 의정갈등 협상 파트너로 이해할 것을 정부와 의료계 모두에게 촉구했다. 유 상임대표는 “갈등은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사회 진일보 과정”이라며 “아무도 소비자와 국민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는데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를 향해서는 “단일된 목소리를 소비자를 위해 내야 한다”며 “최소한의 낮은 단계의 합의를 지켜줘야 한다.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의료계, 정부가 함께 이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한 발짝씩 뒤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의사 출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패널로 참석해 오전부터 줄곧 자리를 지켰다. 좌장은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맡았다.
안 의원은 “의대정원의 단계적인 증원이 필요하다”면서 “올해는 정원규모를 현행대로 선발하고, 내년부터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의대 증원 규모와 시기를 정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그래야 전공의의 절반 정도, 그리고 의대생들이 복귀할 수 있다”며 전공의와 의대생 미복귀 시 병원 줄도산 및 관련 산업 타격 등 더 큰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유 토론에 참여한 한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전공의는 정부에 “의사들 복귀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기피 과의 경우 밥그릇 싸움하지 않고 온 사람들”이라며 “각 단체 대표들과만 협상에 나서고 정부가 그런 부분을 마련하지 않으면 전공의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