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나선 마힌드라‥산은, 쌍용차 지원 나서나

이승현 기자I 2021.03.11 16:39:33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쌍용자동차가 마지막 수단인 ‘P플랜(사전회생계획제도)’ 도입을 위한 핵심 전제조건을 충족했다. 쌍용차의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지분에 대한 감자 결정이 이뤄진 것이다. 이제 관심은 주채권자인 KDB산업은행의 자금지원 여부로 모아진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에게 쌍용차 보유지분 감소 승인에 대한 공식 문서를 받았다. 현재 75%인 지분율을 2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 지분율 감소는 쌍용차의 P플랜 돌입을 위한 조건이었다. P플랜에는 마힌드라가 감자를 통해 지분율을 낮추고 HAAH는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서 대주주(51%)가 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HAAH는 이와 관련, 유상증자 규모만큼 산은도 추가 자금지원에 나설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산은은 아직 신중하다. 쌍용차가 HAAH와 투자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구체적인 P플랜 사전계획안도 제출해야 자금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쌍용차와 새 주인이 협의해 지속가능성을 갖춘 새 사업구상을 마련해오라는 것이다.

다만 정부가 고용문제 등을 이유로 쌍용차 지원을 시사하는 가운데 마힌드라의 감자 결정은 자금지원을 위한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마힌드라로선 P플랜 과정에서 회수 가능한 투자금이 크게 줄어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되는 점을 감수한 것이기 때문이다.

산은은 지금까지 마힌드라에 대해 쌍용차 추가 자금지원과 함께 대주주 희생을 포함한 적극적인 신규 투자자 유치 노력 등을 촉구해왔다.

마힌드라는 지난 2011년 쌍용차 인수 후 지금까지 총 7000억원 가량을 투입했는데 더 이상의 투자는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산은에서도 마힌드라의 추가 자금투입 가능성은 매우 부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마힌드라의 감자 추진은 새 투자자 유치를 위한 대주주의 역할 이행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마힌드라 역시 과거 쌍용차 인수과정에서 당시 대주주인 상하이차 감자에 이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확보했다.

산은은 이와 함께 쌍용차 노동조합에 내건 조건들에 대해서도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월 기자 간담회에서 쌍용차에 대한 조건부 자금지원 의사를 밝혔다. 특히 쌍용차 노조에 △단체협약 주기 1년→3년 단위로 연장 △흑자전환 전까지 쟁의행위 중단 서약서 제출 등을 주문했다. 그러나 최근 배진교 정의당 의원실(국회 정무위원회)에 보낸 ‘서면 요구답변자료’에서 “당행은 쌍용차 노사에 강제적 의무를 부과한 게 아니라 지원 검토 과정에서 채권은행으로서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두 가지 요구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ILO 핵심협약은 지난달 말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로써 산은이 애초 제시한 금융지원 조건을 사실상 완화하는 모양새가 됐다.

산은은 다음 주 초 간담회 자리에서 쌍용차 지원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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