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솽스이는 알리바바의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다. 그런데 올해는 어찌 축제분위기가 크게 나지 않는다.
예년 같으면 실시간 상황판을 설치해 초 단위, 분 단위로 실적을 뽐냈던 알리바바가 올해는 조용하게 행사를 치렀다. 마윈 창업자 뒤를 이어 최고경영자(CEO)자리에 오른 장융도 언론 앞에 나서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가 애초 올해 축제를 1일부터 당겨 시작하며 이런 분위기를 예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투자회사 고위 간부는 “올해 하루 판매액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면 성적표를 공개했을 것”이라며 “징둥, 핀둬둬 등 업체와 할인 경쟁을 하는데다 더우인(중국판 틱톡) 등이 자체적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에 뛰어들면서 라이브 커머스 분야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거기다 솽스이를 앞두고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를 비롯한 거대 플랫폼을 상대로 반독점 규제를 하겠다고 예고하며 축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0일 플랫폼 경제 반독점 관련 규제 지침 의견서를 내놨는데, 말이 의견서지 중국 특성상 정부가 이를 공개했다는 건 큰 이변이 없는 한 시행된다는 의미다.
이에 솽스이 행사가 시작한 11일 새벽 뉴욕거래소에서는 알리바바의 주가가 8% 넘게 떨어졌고 시가총액은 밤새 643억달러(약 71조원)가 증발했다. 홍콩 증권거래소에서도 알리바바의 시총은 10일, 11일 이틀 동안 8000억홍콩달러(114조원)가 사라졌다. 알리바바뿐 아니라 텐센트, 징둥, 메이퇀 등 플랫폼 기업의 주가가 모두 하락했다.
이를 두고 마윈이 최근 중국 금융 당국의 보수성을 비판해서라는 해석이 다분하지만 중국 정부는 애초 이들 기업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IT 기업에 큰 규제를 두지 않았고 그 결과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공룡 기업이 탄생했다.
그러나 덩치가 너무 커지면서 부작용도 생겼다. 특히 이들 IT 기업은 공통으로 핀테크 사업을 하고 있는데 최근 여기저기서 부실대출 때문에 금융리스크가 커졌다. 금융 당국으로선 관리 감독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중국 금융당국이 지난 9월 중순 금융회사를 소유한 일반 기업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발표하고 앤트 그룹 같은 비(非)금융회사가 금융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위험 요소를 관리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중국 정부가 인터넷 사업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이번 조치를 꺼낸 타이밍이 지금이라는 점에선 의심을 살만하다. 마윈이 중국 공산당 간부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이나 바이두의 리옌훙 회장이 중국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라는 감투를 쓰고 공산당을 찬양해온 것과 달리 마윈은 거침없는 발언으로 주목받아왔다. 공산당으로서는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진 이런 마윈의 행동을 반길 리 없다. 시진핑을 ‘광대’라고 비판했던 부동산 거물 런즈창은 징역 18년형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