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엔터테인먼트 청약 마지막 날인 6일 오전, H증권사 입구에서 만난 김 모(75·여) 씨는 옷을 잔뜩 여민 채 이같이 말했다.
|
이날 청약을 위해 직접 증권사 본·지점을 방문한 투자자는 대부분 고령이었다. 구체적인 청약 규모는 밝힐 수 없다는 정 모(80·여) 씨는 “요즘 대부분 온라인으로 청약하면 수수료도 깎아주고 그러는데 노인들은 도통 모르니 직접 발로 뛸 수밖에 없지 않겠나”며 “공모주 투자로 몇 번 벌어보니 이자수익보다 낫더라”고 말했다. 그는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주가 하락하기 전에 진작에 팔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집계된 최종 통합 경쟁률은 606.97대 1로 SK바이오팜(326030)(323.02대 1)은 넘었으나 카카오게임즈(293490)(1524.85대 1)는 넘지 못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확실히 SK바이오팜 때보다는 관심이 높으나 카카오게임즈만큼은 아니다”라며 “신규 계좌 개설도 이전 공모 청약 때 다들 해놓으시다 보니 방문이 그때만큼은 못 미치는 듯하다”고 말했다.
주관사마다 다른 청약 계좌 개설 기간으로 혼란을 겪은 투자자도 있었다.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점에서 만난 회사원 정 모(45·남) 씨는 “점심시간 잠깐 짬내서 왔는데 NH투자증권은 청약하려면 일반계좌 개설이 사전에 이뤄져야하는 지 몰랐다”라며 발걸음을 돌렸다.
NH투자증권(005940)은 비대면 계좌를 4일까지 개설해야만 청약에 참여가 가능했다. 오프라인 계좌는 지난달 29일까지 개설했어야 하는데 빅히트 청약을 위한 추가 계좌개설은 청약 기간 동안 불가능한 셈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예전부터 기존 고객을 우대하는 차원에서 청약 기간 내 신규 계좌 개설을 통한 참여가 불가능했었다”고 설명했다. 청약에 참여할 땐 증권사마다 다른 신규계좌 개설기간 등을 눈여겨 봐야 하는 이유다.
한편 이날 모인 증거금(전체 청약금의 절반)은 약 58조4236억원으로 카카오게임즈(58조5543억원)에 이은 역대 2번째 규모를 기록, SK바이오팜(30조9899억원)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