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英·獨·러, 경제해동 시동…"봉쇄완화는 시기상조" 우려는 여전

김나경 기자I 2020.05.07 16:50:42

英, 이르면 10일부터 일부 경제활동 재개
유가하락·봉쇄 '이중고' 러시아도 12일부터 재시동
독·濠도 봉쇄 완화 가속…"더 지속되면 회복 어려워"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지만 영국, 호주, 러시아 등 일부 국가들이 단계적 봉쇄조치 완화에 나서고 있다. 방역조치로 위축된 경제활동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시기상조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하원의 총리 질의응답에 참석해 지난 3월 말부터 시행해 온 봉쇄조치들에 대해 이르면 오는 10일부터 단계적으로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일요일 화상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2단계’ 대응 전략을 제시하겠다”며 “정부는 가능하면 다음 주부터 몇몇 조치들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내각에선 존슨 총리의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라고 FT는 전했다.

△ 6일(현지시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의회의 ‘총리 질의응답’ 자리에 참석해 코로나19 봉쇄조치의 단계적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제공=AFP]
완화 조치가 시행되면 공원 내 운동이나 태닝이 허용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경제활동도 재개된다. 다만 공공장소 내 마스크 착용, 국경검역 등과 같은 규정은 더욱 엄격하게 적용될 예정이다. 예를 들어 영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14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며, 코로나19 추적 앱을 통해 정부 지침을 준수해야 하는 등 보다 강화된 규제를 받게 된다.

영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전날 649명 늘어 누적 3만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존슨 총리가 봉쇄 완화에 나선 이유는 경제활동이 장기간 중단될 경우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다가 3주 만에 복귀한 지난달 27일까지만 해도 “봉쇄완화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독일과 러시아, 호주도 같은 이유로 경제활동에 슬슬 시동을 걸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매장 규모와 상관없이 상점들이 영업을 재개토록 허용하고, 미술관·박물관 등도 다시 문을 열도록 지시했다.

나흘 연속 1만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러시아도 6주 간의 봉쇄조치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장관 및 지방 단체장과의 화상 회의에서 오는 12일부터 산업 활동 및 건설 작업을 재개하는 데 동의했다. 그는 “합리적인 방역조치들은 유지되거나 혹은 더 강화돼야 하겠지만 일부 조치들은 단계적으로 낮춰질 수 있다”며 “하지만 부주의와 서두름이 방역에 차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 경제는 국제유가 하락과 코로나19에 따른 휴업이 맞물리며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4월말 기준 러시아의 경제활동은 봉쇄 전보다 약 33% 하락했으며 세금 징수액도 전년대비 31%가량 줄었다. 이에 푸틴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율은 59%까지 추락해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주 경제는 8일부터 기지개를 켤 예정이다. 호주는 음식점·영화관 등 다중시설 폐쇄 및 사회적 거리두기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한 덕분에 방역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총 6870여명에 그쳐 다른 나라에 비해 안정적이다.

이에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경색된 경제를 다시 부흥시키겠다”며 경제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확진자가 보고되지 않은 일부 주에서는 이미 방역 완화조치를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역 완화 움직임에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봉쇄조치 완화로 육류가공 공장에서 50명 가까이 집단 감염자가 발생한 호주 빅토리아주 사례를 전하면서 집단 감염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특히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곧 겨울을 앞두고 있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메리 루이즈 맥클러우 뉴사우스웨일즈대학 감염병 전문가는 “경제활동 재개할 경우 대가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6일(현지시간) 베를린에 위치한 독일 역사박물관 전시장에 관람객들이 ‘최소 1.5m’ 거리를 두고 서야한다는 픽토그램이 붙어있다. 독일 또한 경제활동 재개 계획을 밝혔다. [사진제공=AFP]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