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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몸 담은 이래로 반세기 가까이 대한항공을 글로벌 선도항공사로 이끄는데 모든 것을 바친 대한민국 항공업계의 선구자다. 특히 대한민국 항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으며, 국제 항공업계에서 명망을 높이며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제고해왔다.
또한 조양호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 한편 성공적 개최를 위한 주춧돌을 차곡차곡 쌓는 등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국가에 헌신해왔다. 또한 다양한 부문에서 민간외교관으로서 활동을 하며 국격을 높이는데도 일조했다.
조 회장은 생전 대한민국의 국적 항공사였던 대한항공을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거듭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대한항공이 수 많은 위기를 겪었고, 이를 극복하며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조양호 회장의 경영 리더십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가 무한 경쟁을 시작하던 당시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SkyTeam)’ 창설 주도로 맞섰고, 전 세계 항공사들이 경영 위기로 잔뜩 움츠릴 때 먼저 앞을 내다보고 과감한 투자를 했다. 대한항공이 위기를 이겨내고 글로벌 선도 항공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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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열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서울 연차총회는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위한 조양호 회장의 유산이다. ‘항공업계의 UN 회의’라 불리는 IATA 연차총회는 개최국의 항공산업 위상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IATA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세계 항공업계를 주도했다. 특히 1996년부터 IATA의 최고 정책 심의 및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BOG) 위원을 역임했으며, 2014년부터는 31명의 집행위원 중 별도 선출된 11명으로 이뤄진 전략정책위원회 위원도 맡았다. 전 세계 항공산업의 정책적 결정이 이뤄지는 곳에서 대한민국의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의미다.
조 회장은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골몰했다. 2010년대 미국 항공사들과 일본 항공사들의 잇따른 조인트 벤처로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중요한 수익창출 기반인 환승 경쟁력이 떨어지자,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 추진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장과 함께 시너지 효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조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 경영권 분쟁이 발발하면서 경영에 전념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다. 실제로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의 추모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 항공업의 불황기가 닥치면서 50년만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휴업을 진행하는 등 큰 어려움에 빠졌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