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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경력의 방송인 주병진이 뮤지컬 무대를 앞두고 긴장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28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뮤지컬 ‘오!캐롤’의 일부 장면을 시연한 후 기자들과 만나 “각오는 했지만 뮤지컬은 그동안 경험한 방송 쇼와는 달랐다”며 “뮤지컬에 도전하며 가슴이 벅차오르는 걸 느꼈고 더 노력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주병진은 지난 16일 개막한 ‘오!캐롤’에서 파라다이스 리조트에서 쇼를 진행하는 유머러스한 MC 허비를 연기한다. 팝 가수 닐 세다카의 노래로 엮은 쥬크박스의 주인공이다. 1977년 MBC 개그콘테스트에서 데뷔한 그의 첫 번째 뮤지컬 무대다.
주병진은 ‘오!캐롤’에서 노래하고 춤을 춘다. 방송 진행자로 살며 온갖 무대를 경험했으나 뮤지컬은 낯설다. 그는 “개그를 할 때의 관객반응이 즉각적이라면 뮤지컬은 큰 그림을 보고 진득하게 작품 자체를 보시더라”며 “차이점을 몰라 첫 무대에 올랐을 때는 정말 당황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뮤지컬을 “최고의 무대 예술”이라 꼽았다. “방송 활동을 할 때는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했으나 뮤지컬은 완전히 다른 세계”라며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상대방 배우와의 호흡 그리고 무대에서의 위치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종합예술이라는걸 새삼 깨달았다”고 했다.
“정말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1000명의 관객 중 단 한 명이라도 ‘별로였다’고 생각하신다면 끊임없이 수정·보완·삭제·첨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성연습을 뮤지컬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잡아놓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종반에는 ‘방송인 주병진’이 뮤지컬에 도전한 게 아니라 진짜 뮤지컬 배우처럼 보이지 않을까요?”
주병진은 실수 없이 무사히 무대를 마쳤을 때, 함께 ‘오!캐롤’을 만드는 배우와 제작진에 누가 되지 않았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 선배들과 비교해 나는 호흡도 짧고 때때로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MC만큼은 자신이 있고 맡은 역할이 극 중 MC라는 점에서 관객분들이 편안하게 볼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주병진은 뮤지컬을 자신의 마지막 도전이 될 거라 했다. “30년 전에 미국 브로드웨이에 가서 뮤지컬 ‘캣츠’ 그리고 ‘미스 사이공’를 본 기억이 난다. 너무나 매력적이었고 충격적이었다. 그때 마음에 넣어두고 도전해보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는데 ‘오!캐롤’을 통해 도전장을 냈다. 첫 공연이 끝나니 만감이 교차하더라. 인간 주병진의 도전을 지켜봐 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