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해외 주식형펀드 중 브라질펀드와 러시아펀드, 일명 ‘러브펀드’가 연초부터 수익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브라질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16.1%로 최근 인기 돌풍의 주역인 베트남펀드 10.7%보다 월등히 높다. 러시아펀드 역시 10.22%로 베트남펀드에 뒤지지 않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주식형펀드 전체 연초후 수익률이 4.82%인 것을 놓고 볼 때 압도적일 정도의 성과다.
개별 펀드별로는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자 1(주식)종류A’의 연초 후 수익률이 19.15%로 가장 높고, 이어 ‘KB브라질자(주식)A클래스’ 17.91%, ‘멀티에셋삼바브라질자[주식]A’ 15.2% 등을 기록 중이다. 브라질펀드의 경우 운용순자산 10억원 이상인 공모펀드 9개의 연초후 수익률이 모두 10%를 넘는다.
러시아펀드 역시 마찬가지다. 상장지수펀드(ETF)인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상장지수(주식-파생)(합성)’이 16.5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인덱스로러시아자(주식)종류C-e’ 11.87%, ‘KB러시아대표성장주자(주식)A’ 11.62% 등도 1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브라질펀드와 러시아펀드의 수익률은 유가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국가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6월까지만하더라도 배럴당 40~50달러 선에서 맴돌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6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경제도 제법 안정되는 모습이다. 브라질은 지난 2016년 -3.46%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1%대 성장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역시 3%에 근접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도 최근 들어서 신용등급이 상향되는 등 경제 호조 분위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연초 이후 지난 27일까지 브라질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15.60%, 러시아 RTS지수는 13.08% 상승했다. 김전욱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본부 상무는 “브라질은 철광석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정부의 기업 과세 완화 효과가 증시상승의 원인”이라면서 “러시아는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A-3’로 상승하면서 투자적격등급으로 올라선 것이 증시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수익률에 비해 자금 유입은 크지 않다. 오히려 유출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브라질펀드에서는 올해 들어서 90억원이 빠져나갔고 러시아펀드에서도 175억원이 순유출됐다. 김 상무는 “글로벌 시장 변동성 증가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차익실현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선거 등 정치적 이벤트와 변동성이 높은 환율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