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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책임져야'…野 이틀연속 총리 사퇴압박(종합)

조용석 기자I 2022.11.08 17:40:15

8일 국회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
野 "총리, 법적책임 외에 정치적 책임도 져야" 사퇴 촉구
한총리 "사고 당시 국가는 없었다…추모공간 논의 시작할 것"
예산 관련 질의 거의 없이 이태원 참사 책임 공방만 이어져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공지유 기자] 이태원 참사 관련 여파가 예산심사로 이어지면서 야권은 정부의 책임을 주장하며 이틀 연속 한덕수 국무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한 총리는 “용산쪽 치안을 담당하는 분들이 제대로 못했기에 국가는 없었던 것”이라며 “수사를 지켜보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野 “총리, 법적책임 외에 정치적 책임도 져야” 사퇴 촉구

8일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에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리와 행안부장관, 경찰청장 등 관계자의 경질과 사퇴를 촉구한다”며 “특히 총리는 법적책임도 있지만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총리는 “수사를 지켜보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며 “대통령에게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아직 사퇴의사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의 답변에 박영순 민주당 의원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는 (총리의 답변은) 법적 책임이 없으면 책임을 안 지겠다는 뜻인가”라며 “수사결과 모든 잘못이 경찰이나 소방에게 있다면 총리가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거듭된 공세에 한 총리는 “수사를 지켜본다고 하는 것은 제가 형사적인 문제가 있으냐를 판단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라며 “총리로서 가지는 정치적 책임이 수사를 통해 밝혀지는 것과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한 총리는 이날 종전과 달리 정부의 책임을 조금 더 명확히 인정했다. 그는 ‘청년들이 6시34분부터 국가는 없었다고 정부의 책임을 묻고 있다’는 전혜숙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현 시점에서 보면 집회가 일어나는 용산쪽 치안을 담당하는 분들이 제대로 못했기에 분명히 국가는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 총리는 정부가 민방위복 색깔을 종전 노란색에서 초록색으로 바꾼 데 대해서도 의뭉스럽다는 취지로 권칠승 민주당 질문하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는 “(민방위복 색깔 교체는)좀더 사람들 입었을때 쾌적하고 낫게 보이도록 당연히 정부로서 검토한 것”이라며 “모든 걸 숨겨진 뜻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달라.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8일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총리 “추모공간 논의 시작할 것”…쉽지 않을 듯

정부는 이태원 참사 추모공간에 대해서도 유족이 원할 경우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참사 현장과 이태원역 1번 출구가 임시 추모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영구적으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한 총리는 ‘희생자의 안식과 애도를 위하면서 경각심이 갖기 위한 추모공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아직 참사가 있은 지 11일째라 (참사공간에 대해서는)아직 구체적인 의견이나 논의된 바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관련되는 기관이나 유족이 원하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추모공간 논의는 정치권에서 시작부터 ‘정쟁의 도구’로 낙인 찍히면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진석 민주당 의원과 이연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체 희생자 명단, 사진, 프로필을 확보해서 당 차원의 발표와 함께 추모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자를 주고 받은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여당은 “당리당략을 위해서라면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 = 연합뉴스)


예산 관련 질의 거의 없어…이태원 참사 책임 공방만

한 총리는 경상수지 적자 등을 우려하며 경제에 대한 긴장감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 총리는 “위기에 대해 긴장해야 된다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운용이 전세계에서 손가락질 받을 만한 상황이라고 말하는건 과하다”고 말했다. 정일영 의원이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안일한 모습을 보이고 긴장감이 없다”고 지적한 것에 대한 답이다.

그는 “전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 공급망 차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괜찮다”며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상대적으로 괜찮은 경제운용을 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예결특위는 이태원 참사 책임 공방에만 집중되면서 2023년 예산심사 또는 추경호 부총리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를 향한 질문의 거의 나오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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