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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었을 땐 단순 판매점 같지만, 정작 이곳에선 ‘갤럭시폰’을 팔지 않는다. 대신 ‘경험’을 판다. ‘애플 천하’의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기를 사용해보고 경험해볼 수 있는 공간. 삼성전자는 이곳을 통해 미국 시장에 천천히 스며들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방문한 ‘삼성 837’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가로 7.7m, 세로 6.5m 규모의 대형 LED 스크린이었다. 마치 소규모 콘서트장을 온 것처럼 무대가 설치돼 있고 앞쪽엔 관람객들이 편히 앉을 수 있는 스탠드식 좌석도 마련돼 있었다.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전체 건물을 관통하고 있어 그 어떤 공간보다 존재감을 크게 드러냈다.
해당 공간은 삼성전자가 직접 진행하는 마케팅 및 체험 프로그램이나, 미국 현지의 아티스트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실제 ‘삼성 837’이 위치한 워싱톤 스트리트 837번가는 과거 낙후됐던 이미지가 최근 변화하면서 젊은 아티스트들이 모여드는 ‘핫플레이스’로 변모했다. 마치 한국의 성수동 같은 느낌이다.
중앙의 대형 LED 스크린 주변은 각종 체험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롭게 생긴 공간 ‘커넥트 플러스(+)’가 눈에 띈다. 삼성 갤럭시 기기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체험하 수 있는 곳이다. 마치 가구 회사들이 매장에 ‘쇼룸’을 구비해놓은 것처럼 삼성 갤럭시 기기로 가득한 공간을 제시한다. 실제 이날 여러 명의 뉴요커들이 이곳에서 갤럭시 제품을 만져보고 현지 직원들에게 관련 질문을 하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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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자리잡은 ‘비스포크 에디션’ 로봇도 흥미요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힘을 주고 있는 ‘비스포크 에디션’은 소비자들 각각이 자신이 원하는 색을 조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 837’에선 로봇 팔이 분주하게 비스포크 에디션 색상을 조합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곳을 처음 찾은 소비자들에겐 눈길을 확 끌만한 요소다.
이날 두눈으로 본 ‘삼성 837’은 하나의 체험·힐링 공간이었다. 제품 판매에 나서는 직원도, 계산을 하는 손님도 없었다. 그저 갤럭시 기기를 중심으로 갤럭시 생태계를 이해하고 경험하는 게 전부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올 들어 2년 여만에 재개장한 ‘삼성 837’엔 최근 하루 평균 약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런던, 프랑크푸르트, 도쿄, 호치민, 뉴욕 등에 이어 내년엔 인도 뭄바이에도 ‘삼성 837’ 같은 체험관 1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삼성 837’을 보면 삼성전자의 미국 시장 전략이 잘 나타나 있다. 애플 중심인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여전히 약세인 상황이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상당히 보수적인 시장으로 신기술과 신제품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 시장에 스며들기 위해선 무엇보다 현지인들에게 갤럭시만의 ‘경험’을 인지시키는 게 중요하다. 이는 ‘갤럭시 생태계 경험’을 중심으로 한 ‘삼성 837’과도 궤를 같이 한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도 최근 ‘언팩’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시장에서도 갤럭시 기기의 점유율이 조금씩 반등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을 더 가시적으로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폴더블폰의 경우에도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3세대 제품까지 지켜보는 상황이었다면, 이번 4세대 제품부터는 제대로 어필하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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